<앵커>
정수기 같은 작은 가전제품뿐 아니라, 냉장고나 티비도 요즘은 한 달에 얼마를 내고, 빌려 쓰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목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가전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건데, 쓰기 전에 따져봐야 할 점도 있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미 씨는 지난 3월 이사하면서 낡은 가전제품을 바꿀지 고민했습니다.
[최미/대전 대덕구 : 생각 외로 금액이 굉장히 커지더라고요. 한두 개만 사도 거의 1천만 원이랄까….]
결론은 세탁기와 에어컨을 구독해서 쓰기로 했습니다.
[((세탁기) 한 달에 얼마 내고 쓰시는 거죠?) 3만 얼마? (이거(트윈에어컨)는 한 달에 가격을?) 6만 6천?]
최신 얼음정수 냉장고를 구매할 때와 구독할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상담받아봤습니다.
판매가격 560만 원인 제품을, 6년짜리로 구독하면 한 달 11만 4천900원씩 모두 827만 2천800원을 내는데, 정기적으로 하는 세척과 필터 교체 등의 비용 128만 8천 원이 구독료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도 전체 구독 비용이 한 번에 살 때보다 140만 원 가까이 비싼 겁니다.
[140만 원. 꽤 차이 나는데 이 부분은 좀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이 가전 구독 시장에 일찌감치 공을 들인 LG전자는 지난해 관련 매출이 33% 늘었고, 올해는 60% 정도 증가한 1조 8천억 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기 힘든 상황에서, 구독 사업은 10%를 넘어설 만큼 수익성도 좋아 삼성전자도 뛰어들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돈 부담을 덜고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인 구독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한 뒤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고운/한국소비자원 주택공산품 팀장 : 특히 나이 많으신 분들이 이제 계약 기간 중에 사망하시는 경우에도 (자녀분들이) 처리를 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가 있고. (이사 시) 설치가 불가한 환경인 경우에는….]
또 중간에 해지할 경우, 위약금과 회수비, 사은품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소비자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정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