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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끼익 끼익'…"귀신 소리에 잠 못 자" 주민 고통

<앵커>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북한도 접경지역에서 우리 쪽을 향해 확성기를 틀고 있습니다. 귀신 소리 같은 기괴한 소리를 진공청소기 소음 수준으로 밤낮없이 내보내고 있는데요. 이게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 황해도와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인천 강화도 송해면의 한 논밭입니다.

어제(19일) 오후, 갑자기 늑대 울음소리나 귀신 소리 같은 기괴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북한이 남쪽을 향해 설치한 확성기로 내보내는 소음입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됐는데, 북한군이나 북한 주민들이 대북 방송을 못 듣게 하려고 이런 소음을 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대북 방송이 없을 때에도 마구잡이로 소음이 울려 퍼지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안효철/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귀신 나오는 소리처럼 '끼익 끼익'대고 하루에 24시간이면 20시간을 (송출)한다고 봐야 돼요.]

[김옥순/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고추 그런 걸 따고 들어가도 '왕왕왕왕'(하는) 소리가 있어서요. 정신질환이 올 것 같아요.]

소음은 밤에도 계속됩니다.

북한의 대남 방송 소리를 소음 측정기로 재보니 진공청소기 소음 수준인 70데시벨 정도가 측정됩니다.

창문을 열면 집 안에서도 60데시벨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안미희/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애들이 자다가 그 소리 듣고 깨서 무서워서 '엄마 못 자겠다'고 그러고 저희 방으로 오거든요. 두 달간은 그렇게 잠을 못 잤으니까 계속 두통약 사서 먹고….]

[임종한/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야간에 6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면 수면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가축들이 사산하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안순섭/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염소는 두 마리가 사산됐고 사슴은 한 마리가 사산됐는데 다른 해 같은 경우는 정상적으로 낳아서….]

인천시는 강화도에서만 4천600여 명의 주민이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백색 소음이나 방음벽 설치로 소음을 상쇄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송출하는 소음에 대한 정확한 분석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방명환,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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