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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믿었다 봉변" 쏟아진 글…귀경길 '논두렁 감옥'

<앵커>

추석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던 차량들이 논길 한복판에 갇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좁은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혀 4시간 거리를 14시간 만에 갔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엄민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17일 오후 충남 아산의 한 농로 모습입니다.

차 1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논두렁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SNS에는 귀경길 내비게이션 안내 따랐다가, 2km 가는 데 5시간 걸렸다, 농로에 4시간 갇혔다는 등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주변 도로를 통해 서울로 가던 한 모 씨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전북 군산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한 차가 이 주변 도로 3~4km 움직이는 데에만 10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한 모 씨 : 내비게이션 따라가니까, 시골길에 묶여 있을지 몰랐죠. 휴게소도 없고 용변도 어떻게 할 수 없고….]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농로로 들어섰다 갇히는 바람에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 반, 14시간 정도 걸렸다는 겁니다.

티맵 이용자의 불만이 많았는데, 카카오맵 등 다른 지도 이용자들도 이 길로 안내받았다는 경험담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운영사들은 고속도로와 국도가 너무 막히다 보니, 운전자들이 '최소시간 경로'로 설정을 바꾸면서 평소 안내를 잘 하지 않던 농로가 안내됐고, 갑자기 차량이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이 이면도로 정체 상황은 빨리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한동안 안내가 몰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비게이션 운영사 관계자 : (이면도로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건 사실상 좀 어려워요. 교통량이 많아야 저희도 정확한 예측을 할 수가 있는 거거든요. (이면도로 교통량이) 메인도로에 비해서는 굉장히 적고….]

운영사들은 앞으론 이면도로 환경에 따라 등급을 세분화해서 가중치를 차등하고, 특히 차량 통행이 몰리는 명절 때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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