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들으신 것처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유령 회사를 차린 뒤에 무선호출기와 무전기에 폭발물을 심은 거라는 언론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령 회사로 지목된 업체는 과연 어떤 곳인지, 이 내용은 계속해서 김영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헤즈볼라에 무선호출기를 공급한 'BAC 컨설팅'의 헝가리 본사 건물입니다.
작은 2층 건물에 10개 넘는 회사 이름만, 간판도 없이 A4용지에 적혀 있었습니다.
확인 결과 이 회사는 1인 회사로, 여성 한 명이 CEO이자 유일한 직원이었습니다.
설립은 2022년, 자본금은 우리 돈 1천만 원 수준입니다.
동시 다발 폭발 사건 이후 회사 홈페이지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CEO 역시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CEO는 영국 명문대 여러 곳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돼 있는데, 전공은 정치학, 기후변화 등 무선호출기 제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가짜로 의심되는 정보들도 확인됐습니다.
영국 BBC는 회사 소개에 EU와 UN 등 유력 기관과의 협력 이력이 열거돼 있지만, 확인 결과 일부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매체는 2022년에 설립된 회사 소개에 "10여 년 달하는 컨설팅 경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문제의 CEO는 연락 두절 전 미 NBC의 취재에, 완제품 수출입을 중개하는 회사일 뿐 제조 업체가 아니라며 기기 제조 사실은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폭발한 무선호출기가 자국에서 제조된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야당 측은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박/헝가리 야당 의원 : 하루빨리 대테러부서의 조사와 가택수색, 회사 CEO에 대한 국제구속영장 발부 등이 이뤄지길 원합니다.]
일상의 필수품을 치명적인 폭탄으로 바꾼 실체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폭발이 다른 통신기기들로 확산하면서 공포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