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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장신구 나온 무덤 주인은 10대 소녀…3살 아이 순장 흔적도

금빛 장신구 나온 무덤 주인은 10대 소녀…3살 아이 순장 흔적도
▲ 순장자의 치아와 목걸이 모습

금동신발, 금귀걸이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모습으로 묻혔던 경주 황남동 무덤 주인이 10대 소녀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피장자의 곁에는 3살 안팎의 어린아이를 순장한 흔적도 나와 주목됩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20-2호 무덤에서 피장자와 순장자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치아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황남동 120-2호 무덤은 경주 대릉원 일원에 있는 황남동 120호 무덤 남쪽에 있는 무덤입니다.

2019∼2020년 발굴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금동관과 금동신발, 금귀걸이, 구슬 팔찌 등 화려한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습니다.

발견된 유물을 분석한 결과, 무덤 주인은 여성으로 추정됩니다.

금동관이 나왔다는 점에서 당시 신라의 왕족이나 최고위 귀족층이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번에 새로 확인된 치아는 금동관 주변과 금동신발 아래에서 각각 발견됐습니다.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치아 출토 현황 (왼쪽이 순장자의 것, 오른쪽이 피장자의 치아)

관을 이루는 둥근 밑동 부분인 관테 중앙과 아랫부분에서 출토된 치아 2점은 아랫니의 제1 대구치와 제2 대구치로 파악됐습니다.

대구치는 앞어금니 뒤쪽에 있는 치아를 뜻합니다.

치아의 형태 등을 볼 때 12∼15세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전했습니다.

또 다른 치아는 아랫니와 윗니가 모두 출토됐습니다.

치아는 금동신발의 아랫부분 즉, 신발과 나무곽 아래 판 사이에서 나왔는데 푸른 빛의 구슬 목걸이, 장식용 구슬인 곡옥(曲玉) 등과 함께 발견됐습니다.

치관(齒冠·치아 머리 부분을 뜻함) 상태를 고려하면 3세 전후의 치아로 추정됩니다.

발굴 조사를 담당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김권일 실장은 "발아래 쪽에서에서 피장자와는 반대 방향으로 순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순장자 위치로 보면 특이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3세 안팎의 어린아이가 왜 묻혔는지는 추후 들여다볼 부분입니다.

조사단에 따르면 고대사회에서는 왕족이나 귀족의 무덤을 조성할 때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신라에서는 지증왕(재위 500∼514) 대인 502년에 순장이 금지될 때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실제로 황남대총 남·북분에서는 각 10여 명, 천마총에서는 5명, 쪽샘 44호 무덤에서는 5명이 순장된 것으로 볼 수 있는 흔적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피장자 발치에서 이처럼 어린 순장자 흔적이 나온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단은 "순장된 아이는 이제 막 주인의 비녀(婢女·여종)가 되기 시작한 신분으로 추정되며, 순장을 금지할 무렵의 마지막 순장자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일요일 제외) 하루 4차례 황남동 120호 무덤 일대의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그간의 조사 성과를 소개합니다.

26일에는 출토 유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를 다루는 중간 성과 보고회를 열 계획입니다.

국가유산청은 "황남동 120-2호 무덤에서 확인된 모습은 최근 조사를 마친 쪽샘 44호 무덤과 더불어 신라의 순장자 성격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황남동 120호 무덤은 일제강점기에 유적 번호가 부여됐으나 이후 민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훼손돼 그 존재가 잊혔습니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2018년부터 120호 무덤 일대를 조사해 북쪽에 위치한 120-1호 무덤과 남쪽의 120-2호 무덤을 추가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세 무덤은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학계에서는 5세기 후반에 120호 무덤이 가장 먼저 만들어진 뒤, 6세기 초 들어 120-2호, 120-1호 무덤이 각각 조성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행사 안내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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