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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면 뭐 하나" 고수온에 양식 어패류 피해 어민들 '막막'

"추석이면 뭐 하나" 고수온에 양식 어패류 피해 어민들 '막막'
▲ 경남 통영시 한 멍게 양식 어장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멍게를 건지는 어민

"추석이면 뭐 합니까. 고수온 때문에 멍게도 다 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경남지역 어민들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피해에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인 빈산소수괴까지 겹치면서 어민과 어가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멍게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올해 집단 폐사한 멍게 피해 규모는 통영 188어가, 거제 70어가 등입니다.

총 조합원 360여 명 중 타지에 있거나 가족 경영 등으로 한 개 어가에 여러 조합원이 속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 어가의 90%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년 같으면 굵은 밧줄에 선홍빛을 띤 멍게가 주렁주렁 달려 올라와야 하지만, 올해는 내장이 터지고 뿌옇게 변색된 멍게들만 달려올 뿐입니다.

매년 통상 10∼20% 폐사하지만, 올해처럼 생존율이 평년 폐사율 수준인 10∼20%에 그친 것은 처음이라고 어민들은 입을 모읍니다.

거제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

통영에서 멍게 양식장을 하는 60대는 출하가 몇 달 남지도 않았는데 판매할 멍게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거의 1년간 어린 종자들을 키워 상품을 만드는데 씨앗까지 다 죽는 바람에 내년 작황도 큰일 나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굴 양식장도 최근 진동만과 자란만 일부 해역 양식장에서 빈산소수괴로 추정되는 피해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가 3㎎/ℓ 이하인 물 덩어리로 어패류 호흡을 방해합니다.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표층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에서 저층으로 산소 공급이 단절되면서 주로 발생합니다.

굴과 멍게 등 양식장에서 고수온에 따른 빈산소수괴는 주요 폐사 원인입니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어류 양식장 표정은 더 심각합니다.

경남도가 지난달 16일부터 폐사 피해 신고를 받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조피볼락(우럭)과 말쥐치 등 양식생물 2천651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습니다.

통영시 욕지면 일대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창두(60) 씨는 고수온 때문에 하도 많이 폐사해서 이제는 죽을 고기조차 없을 정도라며 추석도 코앞인데 피해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경남도는 국립수산과학원의 피해 원인분석 결과를 토대로 1차 복구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재 피해가 확정된 어가 278곳의 피해 복구비 266억 원 중 109억 원을 재난지원금으로 편성해 추석 전에 긴급 지원합니다.

또 피해율에 따른 어가 운영자금 상환 연기와 이자 감면 등 간접적인 지원도 피해율이 확정되는 대로 즉시 추진합니다.

조현준 도 해양수산국장은 고수온으로 피해를 본 어가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추석 전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향후 추가 피해 신고 건에 대한 복구와 간접 지원 등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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