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의대 증원 문제 등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완강합니다. 이미 내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상황에서도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협의체 참여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요. 의료계의 마음을 돌려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스토브리그 85회 전반전에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출연했습니다. 이주영 의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으로 그동안 전공의, 또 의대생들과 비공개로 소통해 왔는데요. 전공의들이 현재 어떤 마음으로 병원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지 이 의원을 통해 전해 들어봤습니다. 이 사태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정부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이 사태에 책임은 없는 건지도 물어봤습니다.
이주영 의원이 같은 당에서 '동지애'를 느끼고 있다는 이준석, 천하람 의원. 두 사람의 차이는 뭔지 이 의원의 얘기 직접 확인하시죠.
(아래 내용은 9월 10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마음 둘 곳 없는 중도층을 위한 중도층이 사랑하는 방송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입니다. 저는 SBS 정유미 기자고요. 특별히 인터뷰만으로 오늘은 진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게스트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 안녕하십니까.
정유미 기자 : 네, 반갑습니다.
이주영 의원 : 반갑습니다.
정유미 기자 : 사실 저희 방송이 그동안에 걸어왔던 길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걸 봤을 때는 진작에 저희가 모셨어야 되는데, 초대가 좀 늦었습니다.
이주영 의원 : 감사합니다.
정유미 기자 : 그동안에 저희 혹시 스토브리그 알고 계셨나요?
이주영 의원 : 애청자입니다.
정유미 기자 : 애청자, 마중이. 사실 오늘 이 의원님을 이렇게 뵌 거는 제가 또 처음이지만 저희가 예전에 간접적으로 이렇게 만난 적이 있더라고요.
이주영 의원 : 그런가요?
정유미 기자 : 저희가 그 장면 준비했거든요. 잠깐 보고 오실게요.
(지난 2월 3일 SBS 8뉴스)
정유미 앵커 :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귀한 소아전문응급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방에서도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현장은 당장 하루하루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주영 천안순천향대병원 (응급) 소아청소년과 교수 : 아이에게 계속 부탁하면서 저희는 심폐소생술을 해요. 한 번만 돌아와, 한 번만 돌아오면 그다음을 뭐라도 할 수 있는데... (소아전문응급센터는) 정말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 (중증인)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될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서울 경기권으로 가야 될 텐데...
정유미 기자 : 저 뉴스 기억나시죠. 2월 3일 8시 뉴스인데 이주영 의원님 나오신 거를 제가 소개했더라고요. 1월까지 저곳에서 근무를 하셨던.
이주영 의원 : 네, 제가 1월 31일까지 근무를 하고 2월 1일 아침에 짐을 싸서 나왔는데 1월 31일에 SBS에서 마지막 근무이면서 충남에 마지막 소아전문응급센터가 사실상 문을 닫게 되니까 취재를 와주셨어요. 천안까지 직접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더 그래서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아요.
정유미 기자 : 저도 지금 눈물 흘리는 영상을 보니까 괜히 마음이 그렇게 되는데, 사실 저때는 정부가 2천 명 증원 이렇게 발표하기도 전이고.
이주영 의원 : 전이죠.
정유미 기자 : 그렇죠. 그러니까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기도,
이주영 의원 : 전혀 논의가 없었던 시기입니다.
정유미 기자 : 그렇죠. 그런데도 그때 이미 응급실, 특히 소아응급실은 이미 상황이 너무나 안 좋았던 거잖아요.
이주영 의원 : 예전에 제가 한 10년, 15년 정도 전에는 지역에도 거의 모든 소아청소년과를 볼 수 있는 응급실 병동 중환자실까지 다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 한 10년 정도부터 소아청소년과가 전체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소아청소년과 입원이나 중환자실 수용이 안 되니까 응급실에서 받을 수가 없어지죠. 그러니까 응급실이 거의 소아를 안 보기 시작하고 그러면 중환들이 몇 개 남은 센터로 몰리게 됐고.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리스크가 좀 올라가기도 하고 그 자체에 큰 유인이 이제는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 일을 점점 하겠다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못하겠다 하고 나가는 사람은 많아져서 제가 그만둘 때도 이미 충남 권역에 제대로 운영되는 소아전문응급센터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저희 팀이 7명 근무하다가 3명 사직을 했을 때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응급실은 24시간 365일 돌아가야 하니까 당직 스케줄이라는 게 가능한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거든요.
정유미 기자 : 아예 스케줄이 짜는 게 불가능한.
이주영 의원 : 네, 그래서 4명, 3명까지 버티다가 이제 2명 남았을 때 우리 둘로는 안 되겠다 해서 마지막 동료랑 같이 사직을 하게 됐던...
정유미 기자 : 같이 사직을 하신 거였군요. 그런데 지금은 의사들이 떠난 상황이라 더 안 좋은 비상 상황인데, 요새 뉴스로도 많이 나와요. 뺑뺑이를 돌다 위험에 처했고, 사망에 이르고, 이런 보도들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의원님이 들으시는 거는 저희보다 조금 더 생생하고 깊이 있는 얘기를 듣고 계실 것 같아요.
이주영 의원 : 이게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고 고질적인, 그리고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이탈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이 들어오는구나 하고 다들 도망을 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문제가 가뜩이나 물이 들어와서 도망치고 있는 상황에 쓰나미를 몰아치게 하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쓰나미였군요.
이주영 의원 : 그러니까 남아 있는 사람 혹은 그래도 한번 해볼까 했던 사람들이 동시에 위기를 느낀 것이 문제의 본질이고, 그래서 앞으로는 이탈은 지금 아주 극소수의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나머지 대다수의 응급실은 명목상 문을 열어놓고 있는 정도인데, 그곳에서도 이탈이 더 빨라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동안 새로 들어올 사람은 아마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게 저는 가장 비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소곤소곤 간담회', 인스타 찾아보니까 전공의들,
이주영 의원 : 전공의 의대생들.
정유미 기자 : 만나오신 거예요? 근데 보통 정치인들은 그런 거 하면 이렇게 소곤소곤 안 하고, 왁자지껄 해야 되는데 소곤소곤 이렇게 조용히 하시게 된 이유가?
이주영 의원 : 첫 번째는 소곤소곤의 취지 자체가 다음 세대 의사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고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 정상화를 위해서 무엇을 함께 고민해야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주인공은 다음 세대에 의료를 할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지금 그런 것들이 이슈가 되거나 노출되는 것에 대해서 지금은 사실상 파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직하고 숨은 상황이라고 보는 게 더 맞거든요.
정유미 기자 : 파업이 아니다.
이주영 의원 : 그러다 보니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노출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비밀이라고 하기 좀 그렇지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야 진짜 고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일단 비공개로 다 진행을 했고, 실제로 그러다 보니 더 내밀한 이야기, 더 진심이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정유미 기자 : 그분들 얘기를, 다 다른 얘기를 하겠지만 조금 요약해 주실 수 있나요?
이주영 의원 : 가장 중요한 건 이 젊은 의사들이 이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수련을 받기 싫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수련을 받고 싶어서라는 확신이 들었고요.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나 정부에 무엇을 해달라는 요구보다는 저에게 묻는 질문이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되겠는가.
정유미 기자 : 오히려.
이주영 의원 : 그게 저는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리고 그 외에 왜 이 문제가 생겼는가. 의료계가 이렇게 된 이유는 뭔가. 그리고 앞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무엇을 고민해야 되는가, 질문이 많았습니다.
정유미 기자 : 질문이 많았다.
이주영 의원 : 네.
정유미 기자 : 지금 그거를 어쨌든 조용히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으셨는데, 그렇게 치면 지금 대통령이든 높으신 분들이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 가고 이런 것들은 굉장히 안 좋게 보시겠네요.
이주영 의원 : 굉장히 안 좋죠.
정유미 기자 : 어떠세요? 계시는 동안에도 높은 분들이 왔다 가고 이런 경험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주영 의원 : 굉장히 많은데 특히 응급실, 다른 과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제가 응급실에서 일할 때는 제가 바쁘면 병원장이 오건 보건복지부에서 누가 오건 사실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그리고 병원장님이나 이런 분들도 정부에서 오실 때는 약간 본인들이 신경을 쓰시는 것 같은데, 병원 내에서는 과장님이 됐건 병원장님이 됐건 제가 바쁘면 인사조차 '오셨어요' 하고 그냥 계속 하던 일 하는 그런 게 원래 의사들의 하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한 번씩 정부 쪽에서 오거나 국회 쪽에서 와서 막 의전을 하고 이러면 굉장히 보기 좋지 않습니다.
정유미 기자 : 일하시다가 약간 정말 일에 방해되는.
이주영 의원 : 네, 그래서 사실 제가 가려면 어느 응급실이건 어느 응급의학과 의사건 제가 잠깐 가겠다 하면 아마 오라고 하실 것 같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현장이 어떨지 알기 때문에 차마 가도 됩니까? 말도 못하겠는, 어떨지 너무 알겠어서.
정유미 기자 : 일부러 안 가시는 거구나.
이주영 의원 : 네, 네.
정유미 기자 :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실에서 얼마 전에 나왔던 비서관들을 이렇게 배치한다는 거, 한 명씩.
이주영 의원 : 네.
정유미 기자 : 그거는 턱도 없는.
이주영 의원 : 턱도 없고, 정치장교 보내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이냐 이렇게 세게 발언을 내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의료라는 게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건 본인만 압니다.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의료를 할 것이고 어떤 선에서 내가 못합니다라고 얘기할지는 사실 본인밖에 모를 수밖에 없어요.
정유미 기자 : 누가 평가할 수 없다.
이주영 의원 : 근데 그걸 옆에서 누군가가 감시하고 왜 이렇게 안 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모든 진료는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신껏 일할 수가 없는 환경이 되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지금 현안, 가장 큰 현안은 여야의정협의체인데 지금 가장 큰 한 축인 의료계가 같은 얘기입니다. 내년도 정원을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건데, 이거 진짜 어떻게 해야 됩니까? 어떻게 해야 들어올 수 있습니까?
이주영 의원 : 지금 정부에서 얘기하는 건 입시가 결정됐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라는 거고요.
정유미 기자 : 그렇죠. 왜냐면 어제(9일)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이 됐죠.
이주영 의원 : 시작이 됐고, 행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고요. 의료계에서 이야기하는 건 내년에 지금 7,600명이 되는데 교육이 불가능하다. 그 이후에 논의를 하면 그럼 7,600명 교육을 위해서 사람을 급히 뽑고 그러면 2026년도에 다시 논의가 되면 다시 이걸 또 줄일 거냐. 그리고 그 연차에 인턴 레지던트 TO도 갑자기 조정할 수 없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행정적 불가능이냐 현실적 불가능이냐의 싸움이라고 보고, 그래서 이것을 정부의 시책에 반대를 한다라기보다 안 될 일에 대해서 안 된다고 얘기를 하는 중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정유미 기자 : 지금 약간 협상 테이블에 들어오라고 하는 건데 이거를 협상의 측면에서 본다면 정부는 어쨌든 계속 그동안에 '단일안 갖고 와' 하다가 최근에 약간 그래도 유연하다고 해야 되나요? 약간은 조금은 예전에 비해서 굽힌 모습을 보였는데 의료계는 너무 변함이 없으니까 약간 협상 차원에서 그래도 내년 정도는 어떻게 하고 아니면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고 이런 건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이주영 의원 :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기본적으로 첫 번째 정부 측의 문제는 지금 여야의정을 이야기하다가 의료계가 안 들어오면 여야정이라도 하겠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정유미 기자 : 나왔다가 좀 다시 접은 것 같긴 한데. 좀 놀라서.
이주영 의원 : 다시 접은 건 같긴 한데, 태도 자체가 사실은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여야의정도 말이 안 되고 사실 키는 다음 세대의 의사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쥐고 있는데, 지금 계속 만나는 건 의협 아니면 교수협의회, 병원협회 이런 쪽을 만나고 있어요. 대표성을 얻지 못한 집단을 계속 만나려고 하고 만약에 그게 안 되면 우리끼리 결정을 하겠다. 정치적으로 뭔가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저는 굉장히 위험하고 이번 사태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과학기술이 들어간, 그리고 경제가 들어간 많은 안건에 있어서 정치인으로서 여야 합의를 하면 뭐든지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이 생각의 시작이 굉장히 위험하다 저는 이렇게 보는 부분이 있고.
의료계 쪽에서는 사실 2000년에 의약 분업 사태 때도 그랬고 2020년에 공공의대 때도 그랬고 의료계가 지금 정부의 말을 전혀 믿지를 않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번복했던 것이 너무 많고 그게 이제는 인터넷화가 되면서 모든 자료가 남아 있어요. 정부가 번복했던 거, 약속을 뒤집었던 거, 수가를 올려주겠다고 해놓고 1년 만에 다시 삭감을 했던 것,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보니까 의료계에서는 실제로 작동되는 제도로서 눈에 보이지 않으면 뭔가를 해줄게라는 말은 이미 못 믿고 있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몇 달에 걸쳐서 정부가 계속 말 바꾸기를 했었죠. 그러니까 당연히 의료계의 어떤 집단도 지금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를 못하는 겁니다.
정유미 기자 : 상황을 더 악화시켰군요.
이주영 의원 : 일부러 저러나 하는 생각도 한 번씩 듭니다. 왜 저렇게까지 하지.
정유미 기자 : 굳이.
이주영 의원 : 네, 네.
정유미 기자 : 혹시 협의체에 의원님 들어오라는 얘기는 없던가요?
이주영 의원 : 아직 안 부르시던데, 저는 그것도 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지금 앵커님도 아실 정도로 제가 전공의들 만나고 의료계 쪽에 깊숙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뭐가 문제인지를 아마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 거기에 개혁신당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만약에 모르고 계신다면 정말 현안에 관심이 없는 거고, 알고도 접촉하지 않는 상황이면 사실은 저거는 정치적인 쇼가 아닌가, 해결의 의지가 없는 거다, 저는 그렇게 보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야정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정유미 기자 : 만약에 요청이 오면은 언제든지 함께할 의지가 있으신?
이주영 의원 : 그럼요. 논의에는 함께 들어가겠지만 그 방향성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여야정이 뭔가를 또 끌고 가려고 하는 모양새면 저는 반드시 거기에 이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낼 겁니다.
정유미 기자 : 지금 이 의료 공백 사태가 워낙 길어져 왔기 때문에 초반에는 사실 솔직히 의사들도 많이 욕을 먹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서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됐는데, 약간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사람들이 좀 헷갈려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주영 의원 : 양쪽 다 화살이 가고 있죠.
정유미 기자 : 혹시, 보시면서 물론 의료계 쪽의 목소리를 많이 대변을 해주셨지만 의사협회나 이런 의사들 쪽 의료계 쪽의 어떤 대응에 대한 아쉬움은 좀 없으신지.
이주영 의원 : 이 사태가 이렇게까지 길어질 때까지 의료계가 협상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저는 참 뼈아픈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한 분야의 전문가 단체라고 이야기를 하려면 적어도 의료 제도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미래 방향성에 대해서 바로 제출할 수 있는 청사진이 저는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도 준비를 해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기성의 의사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짐이 전부 다 다음 세대에게 넘어왔고, 또 이 큰 문제점이 아마 다음 정부에도 넘어갈 겁니다. 국민도 정부도 모두 다음 세대에게 짐을 미루고 있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지금 미래 세대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사실 언론도 의료계의 입장을 넣을 때 저희도 그냥 의사협회 대변인 취재해가지고 넣거든요. 근데 그 자체가 지금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 약간 이런 취지인 거잖아요.
이주영 의원 : 맞습니다. 의협이 공식적으로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가 어떤 이유로 촉발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봐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문제는 2024년에 갑자기 발생한 의료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아닙니다. 2024년에 어떤 방식으로 전공의들이 원래의 자리에 다시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부터 아무도 지원을 안 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렵고 힘들고 위험하고 오래 수련받아야 하는 진료과는 배울 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인데요. 그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의료 개혁의 진짜 취지가 되어야 하고, 지금 24년도에 전공의가 있고 없고는 사실 굉장히 단편적인 문제입니다.
정유미 기자 : 바이탈과에 지원을 안 할 거다. 물론 그 말씀인지 알겠는데 발등에 불을 끄려면 어떻게든 대화는 시작이 돼야 될 것 같은데 처음에는 정부가 의료계의 단일안 가져오라고 했었잖아요. 지금은 그 얘기를 이제 조금 안 하는 것 같은데 그거 자체가 그럼 잘못됐던 거네요. 단일안은 낼 수 없는 구조.
이주영 의원 : 이 사태의 키는 전공의가 가지고 있다고 했죠. 이 전공의들은 초반부터 7대 요구안을 똑같이 계속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애매한 조항들을 자꾸 집어넣으면서 마치 들어줄 것처럼 하면서 뒤에서는 족쇄를 쥐는 그런 형태로 계속 발언을 내왔기 때문에 오히려 이게 한 4, 5개월에 걸쳐서 더 악화된 상황이고 그래서 지금 전공의들은 아예 협상을 할 생각이 없는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정유미 기자 : 지금 조건 자체를 걸지도 않고 협상 테이블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전공의들은.
이주영 의원 : 조건을 걸었으나 그 조건을 빌미로 계속 더 이상한 정책이 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실제로 현재 전공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잡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이미 입대하고 있고, 이미 사직서 수리돼서 개인 병원으로 취업을 했고, 이미 다른 공부를 시작했고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개인의 움직임들을 정부가 어떤 것으로 강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이 있죠.
정유미 기자 : 지금 복지부 장관, 차관, 그다음에 대통령실 사회수석, 이런 정부 사이드에서 그분들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런 분들이 물러나면 뭔가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이주영 의원 : 이게 정부의 진정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만약에 그게 진짜로 경질이거나 하면 메시지를 줄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두 가지가 걱정되는 것이 한 가지는 그것이 과연 경질이냐, 혹은 도망칠 수 있게 문을 열어주는 거냐 하는 점에서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이건 이번 사태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태에서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느껴왔던 건데,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를 찾아서 옷을 벗기고 쫓아내고 하는 형태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쌓아온 음으로든 양으로든 경험이 있다면 그걸 살려서 더 좋은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맞고, 또 그런 실패의 경험도 분명히 축적되어야 우리나라 정부든 국회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경질 자체가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그에 상응하는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는 보이고 그 메시지를 줄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정유미 기자 : 그럼 개혁신당의 입장을 정리하면 경질을 요구하시는 겁니까?
이주영 의원 : 저는 지금은 안 하고 있습니다. 책임을 져주기를 바랍니다.
정유미 기자 : 이거를 마무리를, 매듭을 지어라.
이주영 의원 : 네, 맞습니다.
정유미 기자 : 알겠습니다. 이거랑은 좀 다른 차원의 일인데요, 의사 블랙리스트. 이거는 별개로 굉장히 심각한 사안인,
이주영 의원 : 심각하죠.
정유미 기자 : 그렇죠. 의사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연락처 등등등 SNS들이 올라온 그런 사이트가 있다고 하는데.
이주영 의원 :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 인터넷 마녀사냥인데요.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건 만일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 명백하게 있다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지금 의사가 한 14만 명 정도고 활동 의사가 11만 명 정도 됩니다. 그중에는 아주 훌륭한 이국종 교수님 같은 분도 계시지만 아주 이상한 놈도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역에서 그럴 수 있고 그런 극소수의 일탈은 모든 직역에서 모든 세대에서 발생하는데 이것이 또 의사 전체를 싸잡는 악마화의 도구로 혹시 사용될까 봐 걱정이 되는 부분은 있고요.
두 번째는 사법 처벌에 있어서도 이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우리가 지금까지 판례로서 알고 있는 합리적인 선에서 처벌이 되는 것에는 저는 당연히 찬성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 사태 자체로 인해서 또 특별히 더 처벌받거나 혹은 더 나쁘게 인식되는 것은 우리가 우려해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은 됩니다.
정유미 기자 : 알겠습니다. 전문가이니까 저희가 의료 현안 관련해서 얘기를 해봤는데 다른 정치 현안도 짧게 여쭤볼게요.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서 문 전 대통령 일가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한 정치 탄압이다 이렇게 입을 모았습니다. 이걸 가지고 국민의힘에서는 방탄 동맹이다 이렇게도 얘기를 하는데, 이쪽도 저쪽도 아닌 개혁신당이 보시기에는 이 만남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주영 의원 : 이번에 그래서 저희 당 천하람 대표가 눈물겨운 브로맨스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했는데 이거는 의도가 명백한 연대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의도가 뭔지에 대해서는 이것이 과연 용산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내부 결속을 향한 것인지, 왜냐하면 지금 민주당 내에서도 친문이냐 친명이냐 이런 것 때문에 또 약간의 균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또 거기에 대해서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 하나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다수가 뭔가 탄압당하고 있는 그런 구도를 만들기에 좋기는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기획으로 인한 기획 동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기획 동맹. 혹시 국회의장이 문 전 대통령 간 거는 어떻게 보셨어요? 그걸 가지고 국민의힘에서는 또 중립을 지켜야지 막 이렇게도 얘기를 하던데,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이주영 의원 : 지금 의장님 굉장히 애쓰고 계시긴 한데, 어제 대정부 질문에서도 중간에 막 중재를 하셔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다른 본회의장에서도 자주 그런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정유미 기자 : 애써야 되는 상황.
이주영 의원 : 애쓰셔야 하는 상황.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계신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의장으로서 분명히 여야 사이에서 맡으셔야 될 책임이 있을 거고 그걸 다 또 공개하시기는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의장을 이 시점에까지 믿지 못하면 국회의 기능에 대해서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의장님까지를 그렇게 생각하면 이거는 더 이상 여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