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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파이라 생각"…일본도 살인 피의자, 국민참여재판 신청

<앵커>

이웃 주민을 일본도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 남성은 3년 전부터 자주 마주쳤던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어 다른 남성이 쫓아와 흉기를 휘두르고, 피해 남성은 바닥에 쓰러집니다.

가해 남성은 잠시 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고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합니다.

검찰은 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이웃주민 A 씨를 일본도로 살해한 혐의로 37살 백 모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SBS가 입수한 공소장을 보면, 백 씨는 대기업을 퇴사한 뒤 복직을 위해 정치, 경제 관련 기사를 섭렵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스파이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백 씨는 3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에서 피해자 A 씨를 마주치게 되자 A 씨를 스파이로 생각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백 씨에게는 모욕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백 씨는 범행 전날 밤 사건 현장 근처에 있는 이 무인 카페를 찾아 손님에게 시비를 걸고 욕설을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백 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확인서를 어제(4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피고인의 억울함을 배심원에게 직접 알릴 기회를 주는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고려할 때 백 씨는 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A 씨 유족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A 씨 유가족 : 거의 그냥 눈물로 지금 지내고 있고요. 저희가 (신청)한다면 몰라도, 가해자가 신청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좀 납득이 안 갑니다.]

백 씨의 아버지도 사건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며 대의를 위한 행동이라는 등 백 씨를 옹호하는 주장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가해자 백 씨 아버지 : 이거는 어떤 목적 자체가 공익적인 목적이 될 수도 있고, 공익적이라면 양자가 모두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A 씨의 유족은 백 씨의 아버지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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