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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설치하다 쓰러져 사망…"폭염 속 방치"

<앵커>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던 지난달,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27살 청년이 쓰러져 숨졌습니다. 유족과 노동계는 청년이 폭염 속에 쓰러졌는데도 1시간 가까이 방치됐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C 신대희 기자입니다.

<기자>

[신우정/고 양준혁 어머니 :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준혁아. 엄마가 사과받을게. 우리 아들 앞에서 꼭 사죄하게 만들게.]

양 씨 어머니가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오열합니다.

양 씨는 지난달 13일 새벽부터 급식실 에어컨 교체 작업을 하다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양 씨가 당일 오후 4시 40분에 정신을 잃고 화단에 쓰러졌는데도, 회사 측은 50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습니다.

[신우정/고 양준혁 어머니 : 그렇게 죽게 만들어서 미안했다고 제발 한 사람이라도 사과를 했으면, 법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제대로 처벌을 그 사람들이 꼭 받았으면 좋겠어요.]

유족과 노동 단체는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습니다.

폭염속에 사측은 휴게 시간과 음료를 마련하지 않았고, 양 씨가 쓰러진 뒤에도 방치해 숨지게 했다는 겁니다.

재해 예방과 작업 중지 계획도, 안전보건 관리자 배치와 안전 교육도 없었습니다.

[김의선/민주노총 광주본부 부본부장 : (폭염 속 방치는) 산재 사망이 아닌 살인 행위입니다. 발주처인 전남교육청과 (원청인) 삼성전자, 꼬리 자르기 하지 마십시오.]

유족과 노동계는 장례를 미루고 분향소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교육청과 원하청 업체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듣지 못해서입니다.

노동계는 폭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안전 의무를 명확히 하고, 작업 중지권 보장 등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최복수 KBC)

KBC 신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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