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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김치, 수출도 수입도 역대 최대 "수출 김치 가치가 5배 더 높지만…"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3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김치 이야기 몇 번 전해 드렸었는데 이 통계도 좀 눈길이 가네요. 김치가 수출이 크게 늘어났었는데 우리가 수입해 오는 양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인 김치이지만, 사실 수입해서 먹는 양이 꽤 많습니다.

올 들어서 지난 7월까지 김치 수입량 17만 3천 톤을 넘었습니다.

어디서 이렇게 김치를 많이 수입해 오느냐, 거의 전부 중국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로 식당 같은 외식업체에서 많이 씁니다.

급식 김치 중에서는 직영 급식기관 기준으로 4.3% 정도가 중국산 김치를 내는 걸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3년 전의 이른바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 기억하실 겁니다.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담긴 중국 업체의 영상이 퍼지면서 "이건 수출용 김치가 아니다"라는 중국 정부의 공식 해명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지면서 수입이 주춤했던 게 사실입니다.

코로나도 겹치면서 외식용 김치 수요가 정체될 때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이전에 1월부터 7월까지 김치 수입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건 알몸 김치 파동이 불거지기 1년여 전이었던 2019년이었습니다.

이후 5년 만인 올해 다시 이전의 최대 수입 규모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앵커>

수입이 이렇게 늘어난 거는 역시 가격이 싼 게 이유겠죠.

<기자>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이 다시 증가세를 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띤 우리 김치 산업의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산 김치가 중국산의 2배 가까이 더 비싸다 보니까 영세한 대중식당들은 중국산 김치를 외면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사실 고객들의 저항감이 있기 때문에 국산 재료로 김치를 직접 담그는 식당들도 적지 않기는 합니다.

하지만 메뉴에 넣는 재료용 김치, 이를테면 김치찌개나 김치찜 메뉴가 있는 식당이다.

그 찌개에 넣는 김치 재료 이런 건 저렴한 중국산으로 사용하는 곳들이 2022년 기준으로 외식업체 가운데 60% 가까이 된다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집계였고요.

최근의 김치 수입량 증가세를 보면 그 비율이 더욱 늘고 있는 걸로 추산된다는 겁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해서 가격이 급등한 대표적인 신선식품이 사과와 배였다면 올해는 폭염에 시달린 채소들의 가격이 불안하죠.

배추는 올해 내내, 특히 평년보다 비쌌습니다.

일단 재배 면적이 줄고 있습니다.

배추는 좀 서늘한 데서 잘 자라는데, 한국이 점점 아열대 기후 비슷하게 돼 가고 있는 건 온 국민이 느끼고 있죠.

여름 배추를 생산해야 할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폭염으로 최근에는 배추 시듦병까지 돌았습니다.

지난달에 평년보다 30% 가까이 치솟았던 배추 가격이 월말 이후로 빠르게 진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전국 소매 평균가가 한 포기에 6천500원 중반대 지난해보다는 20% 가까이 비싼 상태이고요.

이달에도 지난해보다는 비싼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 같다는 농업관측센터의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고추나 마늘 같은 부재료 가격도 좀 비싸져 있고요.

이런 상황에 일단 국내 최대 포장김치 기업인 대상은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종가 김치 가격을 10% 안팎씩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최대 업체가 올리고 나면,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곤 하죠.

<앵커>

우리 김치가 올해 수출량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수입량과 비교하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수출양으로 보면 2만 7천900톤 가까이 수출됐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지만, 수입량의 16% 정도밖에 안 되기는 합니다.

그런데 수출입 금액을 비교해서 보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거의 비슷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김치는 저렴하게 들여오는 중국산 김치보다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써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로 미국, 일본, 유럽 같은 지역에서 몸에 좋은 발효식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데다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까지 작용하고 있습니다.

빵에 발라먹는 김치 잼, 샐러드에 버무리는 김치 스프레드 이런 식으로 세계인이 자기네 식생활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특화 상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후 문제로 배추 재배가 전만큼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데다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한 중국산이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김치 산업의 미래에도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농업이 전반적으로 맞닥뜨린 과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효율적으로 확산시키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재배법을 고민하는 게 여기에서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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