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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서 강박 풀자 '쾅'…7분 방치된 환자 사지마비

<앵커>

한 정신병원에서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가 숨졌다고, 얼마 전 전해 드렸습니다. 당시에는 배가 아프다는 환자를 병원 측이 묶어 뒀던 게 문제가 됐는데, 이번에는 다른 정신병원에서 반대로 강박을 풀어준 환자를 제대로 지켜보지 않아서, 환자의 사지가 마비됐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사공성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1인실에 60대 환자가 팔다리와 복부가 묶인 채 누워 있습니다.

간호사는 환자가 자는 것을 확인한 뒤 강박을 풀어줍니다.

그런데 4시간 뒤 잠에서 깬 환자가 침대 위로 올라섭니다.

한쪽 벽을 만지더니 갑자기 중심을 잃고 침대 옆 좁은 틈으로 머리부터 떨어집니다.

입원 나흘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환자는 경추가 골절돼 '사지 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환자는 알코올성 치매 치료를 위해 입원했는데, 헛것이 보이는 섬망 증세로 낙상과 자해 위험이 있었습니다.

[A 씨/환자 가족 : 강박이 풀어져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목 아래로는 전혀 이제 못 쓰시고요.]

환자는 거꾸로 끼인 채 7분간 방치됐다 아침 식사를 전달하러 온 의료진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B 씨/환자 가족 : 당연히 모니터링을 하고 모든 순간을 잘 지켜야 된다는 말이죠.]

목을 다쳤는데도 응급처치 과정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머리를 벽에 강하게 부딪히게 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앉히는 장면도 CCTV에 포착됐습니다.

환자는 사고 발생 뒤 2시간 50분 뒤에야 큰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원 측은 간호사와 보호사가 아침 식사 배식 중이라 CCTV로 환자를 지켜볼 인력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박을 푼 것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강박해서는 안 된다는 보건복지부 지침이 있었고,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이었다는 간호사의 구두보고를 받고 주치의가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환자 가족들은 병원장과 의료진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병원 진료 기록에는 '환자가 낙상 위험이 높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기록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이상학,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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