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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삭감'에 R&D 과제 1만 2천 개 변경…투자는 세계 2위인데, 성과는 왜 기대 이하일까? [스프]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R&D 1

마부뉴스 R&D
 

하나의 이슈를 데이터로 깊이 있게 살펴보는 뉴스레터, 환경도 놓칠 수 없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기하게도 처서가 지나자 아침과 밤에 조금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 같죠. 그 영향으로 서울의 열대야는 34일 연속으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제주 북부지역에선 28일까지 44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여전히 한낮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다들 건강 잘 챙기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지난해 9월 <R&D 예산이 삭감됐다는데 무슨 일이야?>에 이어 오랜만에 R&D 예산 2탄을 준비해 봤습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결산 분석 보고서가 나오면서, R&D 예산 삭감으로 피해를 본 사업이 얼마나 되는지 수치가 공개되었더라고요.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공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R&D 예산 상황을 점검해 보고,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대한민국 R&D가 처해있는 상황은 어떤지 정리해 봤습니다.

11,852개의 R&D 과제가 예산 삭감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R&D 예산 삭감의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7월 18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는 <2023 회계연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결산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결산은 특정 연도에 편성된 예산을 가지고 각 부처가 실제 얼마나 사용했는지, 그 실적을 계산하고 확정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는 2023년의 결산이었지만, R&D 사업들은 수년간 연속해서 이어지는 계속과제가 많다 보니 2024년 R&D 예산 삭감의 영향을 받은 2023년 사업이 언급되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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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계속과제 중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변경된 과제는 모두 11,852개였습니다. 그중 11,851개의 과제가 연구개발비를 변경했죠. 변경된 11,852개의 사업들을 축소된 연구비용 규모에 따라 구분해 보면 30% 미만으로 축소된 경우가 10,93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연구비가 70% 이상 축소된 경우도 347건이나 됐고요. 예산이 부족해서 연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중단한 과제도 96건 있었습니다. 이렇게 중단된 96개 과제에 여태껏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무려 429억 4,500만 원. 이 430억 가량의 연구개발비가 R&D 예산 삭감에 따른 매몰비용이 되어버렸죠.

R&D 예산을 가지고 워낙 이슈가 많이 된 탓이었을까요? 지난 8월 27일 정부는 2025년 예산안의 얼개를 발표하면서 줄였던 R&D 예산을 다시 늘리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2023년 31조 1,000억 원이었던 R&D 예산을 2024년엔 25조 9,000억 원으로 줄이겠다고 했었는데요. 국회 논의과정을 거쳐 2024년 최종 R&D 예산은 정부안에서 6,000억 원 늘어난 26조 5,000억 원으로 통과되었습니다. 이번 2025년 R&D 예산 규모는 29조 7,000억 원으로 잠정 발표됐습니다.
Q. 정부는 2025년 R&D 예산이 역대 최대라는데, 2023년이 더 큰 것 아닌가요?

기존의 역대 최대 R&D 예산은 2023년 31조 1,00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새 기준을 적용하면서 기존 R&D 예산으로 분류되던 사업 중 1조 8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 빠져버렸죠. OECD 권고기준 상 R&D 예산으로 분류하지 않는 '대학 일반지원 성격 사업' 등을 제외하겠다는 건데요. 그 결과로 지난해 R&D 예산은 29조 3,000억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정부가 갑자기 기준을 변경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내년 R&D 예산에 '역대 최대'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한 꼼수 아니냐고 말이죠.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23년 R&D 예산을 31조 1,000억 원으로 버젓이 사용하다가, 갑자기 바꾼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TOP인데...

우여곡절 끝에 R&D 예산은 다시 늘어났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예산 규모는 전 세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OECD에서는 OECD 회원국과 주요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주요 과학기술 분야 지표를 산출해서 매년 2번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른바 MSTI(Main Science and Technology Indicators)라는 건데, 이 자료를 보면 주요 국가들의 R&D 예산이나, 성과를 비교해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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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에 OECD MSTI 데이터를 가지고 OECD 회원국들의 GDP 대비 연구개발 예산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데이터는 OECD 보고서 기준 가장 최근인 2022년 자료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 예산 비율은 이스라엘(6.02%)에 이어 2위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자국 GDP의 2.73%를 R&D 예산에 투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5.21%로 거의 2배 가까이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네이처에서 대한민국 R&D가 투자 대비 성과가 놀랄 만큼 저조하다는 특집 분석 자료를 발표했더라고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R&D에 투자하는 예산은 세계 2위일 정도로 많은데, 연구 성과는 그만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죠. 네이처에서는 2016년부터 국가나 연구기관의 연구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 그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구성과가 세계 10위권이라는 건 대단한 일이지만, 투자하는 예산 비율과 함께 따져보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얼토당토않은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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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는 매년 전 세계 국가들의 혁신 수준을 평가해서 발표하는 '글로벌혁신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의 글로벌혁신지수는 세계 10위. 그래프에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혁신지수 Top 10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순위 변화를 그려봤는데요. 2020년 전까지는 대한민국 혁신지수가 세계 20위권에서 위치했지만,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2021년엔 최고 5위까지 올라갈 정도로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 글로벌혁신지수에서도 우리나라의 R&D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WIPO에선 혁신효율성을 따지기 위해 투입 대비 산출을 비교하는데, 우리나라는 투입은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산출은 순위가 떨어지고 있거든요. 2022년 우리나라의 투입지표는 종합 16위에서 2023년 종합 12위로 상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적자원 및 연구 부문은 2019년부터 계속 1위를 유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죠. 반면 산출지표를 보면 창의적 성과, 지식 및 기술 성과 모두 2022년보다 순위가 하락하면서 종합 4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투자는 많이 하는데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대한민국 R&D,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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