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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불나면 어쩌나" 수조·덮개 투입된 소방 훈련

"전기차 불나면 어쩌나" 수조·덮개 투입된 소방 훈련
▲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응 합동소방훈련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부산에서 이와 유사한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소방 훈련이 열렸습니다.

27일 부산의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 주최로 전기차 화재 관련 합동 소방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훈련은 주차 중이던 전기차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습니다.

훈련이 시작되자 충전 중이던 한 승용차에 실제 불이 난 것처럼 연기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을 발견한 시민이 "불이야"를 여러 차례 외친 뒤 비상벨을 작동시켰고 소방대원과 장비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이날 훈련에는 배연차와 경형 펌프차 등 장비 10여 대가 투입됐습니다.

소방대원은 먼저 불이 난 전기차 옆에 있는 차량에 질식소화 덮개를 씌웠습니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옆으로 불이 번지기 때문에 인근 차량에 화재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대원들은 여러 개의 분무형 관이 부착된 상방형 관창을 소방 호스에 연결한 뒤 차량 밑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배터리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 가자, 대원들은 질식소화 덮개를 씌워 초기 진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사고 차량은 지게차와 견인차를 이용해 야외로 빼냈는데, 이 과정에는 경형 펌프차가 투입됐습니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이 재발화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경형 펌프차로 꾸준히 물을 뿌리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원래 경형 펌프차의 높이는 2.35m인데 구축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 높이가 2.3m에 불과해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차량 위에 설치된 비상등 높이를 조정해 2.19m로 경형 펌프차 높이를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야외로 나온 전기차는 소방대원들이 미리 설치한 조립식 수조에 담가진 뒤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전기차 화재 진화에 사용되는 이 수조는 소방서마다 보유하고 있어 화재 때마다 구비해 출동합니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응 합동소방훈련 (사진=연합뉴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을 경우 수 시간에 걸쳐 초기 진화를 마친 뒤 열폭주 등 재발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야외로 빼낸다"며 "완전한 진화를 위해 수조에 4∼8시간 동안 전기차를 담그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화재와 달리 배터리 제조사 등 관련 기관에서 나온 전문가가 완전히 불이 꺼졌다고 판단해야 진화 활동이 마무리된다"고 말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전기차의 경우 화재 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전기차는 화학 반응으로 산소가 계속 배출되기 때문에 불이 다시 붙을 수 있어 진화가 쉽지 않다"며 "공동주택 등 현장 관리자는 소방 시설이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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