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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텔레그램 CEO 전격 체포…러·서방 '내로남불' 경쟁?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의 체포 소식에 러시아가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현지시간 24일 프랑스의 한 공항에서 전격 체포됐습니다.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입니다.

[마리아 부티나/러시아 의원 : 파벨 두로프를 체포한 건 '언론의 자유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유럽의 언론의 자유가 사망했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두로프가 범죄 수사 등을 이유로 이용자 정보를 요구하는 경찰과 당국에 협조하지 않아 마찰을 빚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정부가 직접 '두로프 구하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두로프가 러시아 출신이라 '언론의 자유'를 탄압받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국영TV : 주프랑스 러시아대사관은 프랑스 당국에 파벨 두로프를 구금한 이유에 대해 즉각적이고 명쾌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까지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로프는 사실 10년 전인 2014년 러시아를 떠나 망명한 상태입니다.

텔레그램 본사는 아랍에미리트에 두고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시민권도 취득했습니다.

이유는 러시아 정부의 이용자 정보 요구였습니다.

러시아가 반정부 시위대 색출을 위해 두로프가 운영하던 SNS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자 이를 폭로하고 고국을 등진 겁니다.

두로프가 2013년 만든 텔레그램은 이용자가 전 세계 9억 명에 달합니다.

강력한 보안성과 익명성 덕분에 러시아는 물론 벨라루스, 홍콩 등에서 민주화 시위대의 소통 채널로 활용돼왔습니다.

서방 각국은 두로프를 언론 자유의 수호자로 치켜세웠습니다.

그런데 자국 범죄 수사에 협조하지 않자, 체포에 나선 겁니다.

러시아나 프랑스 모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두로프 석방을 공개 촉구했습니다.

두로프는 앞서 지난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이유로 사람들을 단속하면 권위주의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로프의 체포로 SNS의 미래에 깊은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 김영아, 영상편집 : 이소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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