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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에 이상 있으면 원격 알림"…화재 예방에 필요한데 문제는? [스프]

[지구력] 기아차 서비스 첫날부터 배터리 알람 사례 발생

장세만 지구력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포비아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대응 및 대기 오염 저감을 위해 꼭 필요한 게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죠.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의 전 세계 선두 그룹에 속한 우리나라로선 기후 대응뿐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이란 측면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게 전기차 산업입니다. 선정적인 공포심 유발에 현혹해 전기차 때리기에 편승할 게 아니라 사태 원인과 해법을 차분히 따져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배터리 이상' 알려주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지난번 지구력 코너에서 청라 아파트 화재 확산을 막지 못했던 스프링클러 미작동 문제를 짚어봤는데요. 이번엔 전기차 배터리의 두뇌라고 불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BMS의 원격 진단 알림 서비스 문제에 초점을 맞춰봅니다.

최근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에도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연동된 차량 이상 알림 서비스가 꽤 일반화돼 있죠. 원격으로 시동이나 냉난방을 작동시키기도 하고요. 창문을 열어놨다든가 부품 고장이 발생했을 때도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진단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의 경우에는 BMS의 안전 진단 기술과 통신 기능이 접목됩니다. BMS는 차량 운행 시는 물론 시동이 꺼진 채 주차 중일 때에도 배터리 이상 유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진단 기술이 핵심 기능입니다. 배터리 내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절연 저항은 물론 최근엔 순간 단락이나 미세 단락 등을 감지하는 기술도 상용화됐습니다. 주차 중 배터리셀 온도 변화만 감지해도 배터리셀 과열 여부를 잡아낼 수 있는 만큼 화재 예방 혹은 피해 최소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나 테슬라 등 일부 브랜드들은 이미 이런 기술을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연동해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성태 전기차 사용자협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전기차를 몰았을 만큼 국내 누구보다도 전기차에 애정이 많은 운전자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22년경 실제로 현대차 아이오닉5와 테슬라 차량을 보유했을 당시 주차 중 배터리 이상 알림 서비스를 받았던 경험을 기자에게 직접 설명해 줬습니다.

두 경우 모두 겨울철 추위와 관련돼 있습니다. 바깥 온도가 매우 낮게 떨어졌는데 이튿날 새벽 휴대전화를 통해 알림 서비스를 받았다는 겁니다. 현대차의 경우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 테슬라의 경우는 앱 푸시 알림이었다고 말합니다. 김 회장은 BMS 진단 알림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하주차장 내 화재를 막겠다며 충전율을 제한하거나 충전기를 지상 주차장으로 빼는 무리한 조치보다는 훨씬 더 실효 높은 대책이라는 겁니다. 김 회장은 이런 내용을 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 설명해 줬고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13일 해당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장세만 지구력 장세만 지구력
현대차나 테슬라 모두 잇따른 전기차 화재 때문에 누구보다도 골머리를 썩였던 회사들입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진단 기술 고도화를 통한 화재 예방에 많은 애를 써왔던 게 사실입니다. 시동 꺼진 이후에도 BMS가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는 시간 간격을 보면 이런 사실이 드러납니다. 테슬라 경우 진단 주기가 10여 초에 한 번씩 꼴로, 현대차의 경우 수 분에 한 번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켰다 끄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데 상당한 전기 소모를 불러옵니다. 이런 슬립 상태에서의 전기 소모 문제는 초기 테슬라 모델에서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를 일컬어 'Phantom Drain'(유령 배수)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들이 주차 중 배터리 진단 기능에 리소스를 투여하는 건 전기차 안전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아차 서비스 개시 첫날, EV9 배터리 이상 감지 첫 사례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청라 화재 이후 긴급히 이런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지난 8월 22일부터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기아 전기차에서 이상 알림이 발생한 게 한 전기차 커뮤니티에서 확인됐습니다.

기아차 서비스 첫날 배터리 이상 알림을 받은 운전자 사례
EV9 차종이었는데, 22일 오후 4시경 문자와 전화로 기아차 고객센터에서 해당 운전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해왔고요. 운전자는 곧바로 견인 서비스를 통해 차량을 서비스센터로 입고시켰습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배터리 이상 알림 서비스가 또 다른 화재를 막았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아뿐 아니라 현대차도 이 서비스를 더 확대하기로 했고요. 한국GM도 '온스타'란 이름의 원격 제어 앱을 통해 조만간 알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미국 GM 전기차 운전자에게 발송된 배터리 이상 알림 문자 서비스 사례
이런 사전 이상징후 알림 서비스의 경우 요금 부담이 발생한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현재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5년간은 무료 서비스가 이뤄지고요. 이후에는 월 1만 원대 유료 요금을 내야 합니다. 연간 단위로 계약하면 5,500원으로 낮아지긴 합니다만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5년 지나도 무료... 명의 이전하면 유료?

그런데 이 요금 과금이 들쭉날쭉한 문제가 있다는 게 전기차 사용자들의 항변입니다. 5년 후부터 유료라는 현대기아차 설명과 달리 5년이 지나도 과금되지 않은 채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게 일부 사용자들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반면에 중고차로 넘어가 명의가 이전될 경우에는 유료로 바뀌기도 한다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중고차로 구입한 운전자들은 자신들만 '호구'가 되는 거 같아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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