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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탄압 실상 알린 유학생…'여권 무효' 당했다

<앵커>

한국에서 유학하던 미얀마 학생이, 당장 내년부터 불법 체류자가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알려왔던 이력 때문에 보복성 조치를 당한 걸로 보입니다.

정혜경 기자가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미얀마 유학생 33살 묘헤인 씨.

지난달 31일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자신의 여권이 무효화 됐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0년 넘게 한국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는 민족통합정부의 한국 공보관을 맡아 탄압의 실상을 알려왔습니다.

[묘헤인 : 군인들이 대사관까지 가서 (제 여권 갱신에 대해) 위협했다고 하더라고요. 외교관들의 가족까지도.]

한국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에 대한 군부의 보복성 조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지난 2021년 국제미인대회에서 군부를 비판한 미스 미얀마 출신 모델 레이 씨가 군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로 캐나다로 망명하기도 했습니다

묘헤인 씨는 내년 3월이면 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분이 됩니다.

[묘헤인 : 한국에 오래 살았는데도 일단 한국에 갇히게 된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죠.]

석사 과정을 끝내고 호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출국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황필규/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생계유지나 최소한 삶의 계획이나 이런 것들이 다 망가지는 상황(입니다.) 최소한의 법치,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국가에선 절대 취해선 안 되는 조치라 볼 수 있겠습니다.]

묘헤인 씨가 한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기 위해서는 난민이나 인도적 체류자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난민 인정을 받으려면 길게는 몇 년씩 시간이 걸리고, 어렵사리 인도적 체류자로 인정받아도 유학생 신분은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3년 전 쿠데타가 일어난 뒤 미얀마에서는 군부와 반군 간 내전으로 지금까지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얀마 군부의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집단학살 7주기를 맞아 미얀마 대사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군부는 학살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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