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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사자' 바람이 딸, 청주동물원서 아빠 보자 우렁찬 포효

'갈비사자' 바람이 딸, 청주동물원서 아빠 보자 우렁찬 포효
▲ 청주동물원 도착한 '갈비사자' 바람이의 딸 사자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이 폐쇄돼 강원 강릉 동물농장에서 임시 보호하던 암사자(7·이하 딸 사자)가 오늘(20일) 아빠 사자 '바람이'(20)가 있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딸 사자는 강릉 쌍둥이동물농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무진동 특수차량에 실려 청주동물원으로 왔습니다.

딸 사자는 4시간여에 이르는 장거리 이동 탓에 지친 듯 서너 번 길게 하품했습니다.

딸 사자는 아빠 바람이와 암사자 도도(13)가 지내는 야생동물보호시설 대신 당분간 격리방사장에서 적응훈련을 합니다.

딸 사자를 반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범석 청주시장이 우리와 연결된 방사장 문을 직접 열면서 입식 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딸 사자는 낯선 환경이 당혹스러운 듯 방사장에 들어선 직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차분히 내부를 돌아봤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냉풍기 앞에서 열기를 식히기도 했고, 식수대에서 나오는 물을 핥기도 했습니다.

바람이와 딸 사자(오른쪽)

보호시설과 방사장은 분리된 데다 칸막이가 있어 부녀 사자는 처음엔 서로를 보지 못했습니다.

부녀의 운명적인 만남은 딸 사자가 방사장 내실로 이동한 뒤 보호시설에 있던 바람이와 2m 거리를 두고 마주하면서 성사됐습니다.

딸 사자는 마치 아빠를 알아보기라도 한 듯 우렁찬 포효를 했고, 바람이는 창살 너머로 딸 사자를 한동안 조용히 바라봤습니다.

딸 사자는 바람이, 도도와의 근거리 대면과 교차 방사 훈련을 진행한 뒤 내년 3월 보호시설에 합사 될 예정입니다.

올해 11월에는 근친교배와 자궁질환 예방을 위해 중성화 수술을 받습니다.

부경동물원에 지낼 당시 좁은 사육장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는 등 정형행동을 보여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던 딸 사자는 지난 5월 강릉 쌍둥이동물농장으로 이송돼 보호받았습니다.

함께 놀고 있는 '갈비사자' 바람이와 도도

부경동물원은 지난해 7월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말라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에 구조된 뒤 열악한 사육환경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해 11월 폐쇄됐습니다.

부경동물원 대표는 최근 암사자를 청주동물원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딸 사자는 부경동물원에서 태어났으나 근친교배 우려 때문에 부녀는 한 번도 함께 지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사자는 원래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딸 사자는 큰 문제없이 합사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주시는 조만간 딸 사자의 이름을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줄 예정입니다.

한편, 청주동물원은 지난 5월 동물복지 증진 등을 위한 선구적 노력을 인정받아 환경부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 질병과 안전관리 지원, 종 보전·증식 과정 운영 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야생동물 건강검진 과정을 볼 수 있는 야생동물 보전센터가 들어섭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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