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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 6년 뒤 '간첩 누명' 70대 어민…재심서 무죄

납북귀환 6년 뒤 '간첩 누명' 70대 어민…재심서 무죄
▲ 재심서 무죄 판결받고 소감 밝히는 송 모 씨

납북 귀환 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체포돼 간첩 혐의로 고문받았던 어민이 재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광주고법 형사1부(박정훈 고법판사)는 오늘(20일)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았던 70대 송 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불법 구금·가혹행위로 인한 자백 등은 증거 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를 근거로 판단해도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 위반 혐의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송 씨는 1968년 5월 어선 '영조호'에 탑승해 조업하다 납북돼 5개월 만에 인천항으로 귀환했습니다.

이후 송 씨는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판결받았으나, 대법원 상고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6년 뒤 송 씨는 군 수사기관에 간첩 혐의 등으로 다시 붙잡혀 갔습니다.

송 씨의 아버지가 6·25 때 실종된 가족을 걱정하는 지인에게 "아들이 납북 당시 봤는데, 그 사람 북한에서 잘살고 있다더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는데, 그것이 간첩죄의 빌미가 돼 체포됐습니다.

고문과 가혹행위에 시달려 억지로 한 강제 진술을 근거로 기소된 송 씨는 1·2심에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 일부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았으나 광주고법 파기환송심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는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돼 수십 년이 지난 뒤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송 씨는 "억울함을 풀고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어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고문한 이들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죗값을 물을 수 없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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