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질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민간인들이 있는 곳을 폭격해 네 쌍둥이가 모두 숨지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시신 가방을 앞에 두고 한 할머니가 통곡합니다.
집으로 날아든 미사일에 딸과 손자, 손녀 6명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손주 6명은 이제 이름으로만 남았습니다.
[모하메드 카탑/손자·손녀 6명을 잃은 할아버지 : (인공수정으로 얻은) 네 쌍둥이와 맏손주, 18개월 막내 손녀도 함께 숨졌습니다. 이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나요.]
현지시간 18일, 가자 중부와 남부 주택가 곳곳을 이스라엘군이 공격했습니다.
이날 하루 사망자만 29명, 누적 사망자는 4만 명이 넘는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운 좋게 살아남은 이들은 참혹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과 식량, 의약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25년 전 근절됐던 소아마비까지 다시 발생했습니다.
국제구호단체는 어린이 65만 명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 계획을 세웠지만, 포화가 멎지 않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나 아켈라/가자 피란민 : (의료 시설마다) 견디기 힘든 통증과 발열, 구토, 설사 환자가 있습니다. 우리 아들이 걱정인데, 치료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개전 이래 9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았습니다.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더 큰 전쟁에 휘말리기 전에 휴전해야 한다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은 난항입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압박에 불만이고 하마스는 협상안을 거부한 상태라 이번 주내 타결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블링컨 장관 도착 직후 텔아비브에서는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폭탄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