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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레닌 동상…"우크라군 진격한 러 마을 공포와 혼란"

부서진 레닌 동상…"우크라군 진격한 러 마을 공포와 혼란"
▲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에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이 손상을 입은 모습.

포탄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거리에는 시신들이 있었고, 도로에는 총탄 자국이 있는 민간 차량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광장에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은 얼굴 부분이 반쯤 떨어져 나가 있었습니다.

현지인들은 공포와 혼란 속에 방공호에 모여있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의 소도시 수자 현지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쿠르스크를 기습하면서 수자 지역으로 진격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자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CNN 취재진은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파괴된 국경 초소를 지나 러시아로 건너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자 지역의 거리는 대부분 다니는 사람 없이 비어있었고 멀리 보이는 탱크 잔해로 며칠 전 치열했던 교전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한 대형 건물 지하실 출입구 밖에는 "지하실에는 민간인이 있다. 군인은 없다"고 알리는 손으로 쓴 커다란 판지가 있었습니다.

밖에 앉아있던 이나(68) 씨는 지하에는 60명의 민간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니슬라프 씨는 방공호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봐라. 이건 삶이 아니다. 이건 생존이다."라고 답했습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에서 현지 주민들은 지하실에 몸을 피하고 있다.

어둠 속, 지하의 축축한 곳에는 병약하고 고립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한 남성은 "일주일째인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 우리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니나(74) 씨는 약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상점들은 파괴되고 약국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게 누구의 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본토를 급습한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물리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했던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력 수송 장갑차가 가스계량소 옆을 지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쿠르스크로 배치가 전환되고 있는 러시아 병력은 수천 명, 적어도 1천 명가량으로 보인다고 CNN은 2명의 고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5일 CNN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이 "표면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자원, 일부 부대를 쿠르스크주로 돌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북동부나 남부 쪽, 자포리자와 같은 곳에서 군사 작전을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그 전선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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