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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해 봐야 손해"…'엔저' 야속한 농가

<앵커>

파프리카, 또 전복처럼 주로 일본으로 수출하는 우리 농수산물이 장기간 이어진 엔저 현상에 큰 타격을 받아왔습니다. 엔화 가치가 최근 반등하기는 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변화를 체감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빨갛게 익은 파프리카가 컨베이어 벨트 위로 쏟아집니다.

크기별로 선별하고 상자에 넣어 포장하면, 로봇이 차곡차곡 쌓습니다.

이 선별장 한 곳에서만 1년에 2천t의 파프리카가 생산되는데, 절반 가까이가 일본으로 수출됩니다.

파프리카는 전체 수출량의 99.7%가 일본에 팔리는 수출 '효자' 품목인데, 지난 3년 동안 수출량이 꾸준히 줄어들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빠졌습니다.

원인은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슈퍼 엔저' 현상, 엔화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기존과 똑같은 가격에 팔아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여기에 고유가 등 늘어난 생산비까지 감안하면 수출을 할수록 손해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정훈/농업회사법인 조은그린 대표이사 : 엔저로 인해서 이제 가격 경쟁력이 없다 보니까, 한 30% 정도가 수출량이 줄었어요. 그게 내수 시장에 쏟아지면서 전체적으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대표적인 고급 수산물인 전복도 올해 상반기 일본 수출액이 10% 넘게 줄었습니다.

[전복 수출업체 관계자 : 일주일에 10t 들어가던 게 한 5t만 들어가고…. 엔저현상 때문에 많이 보내도 지금은 손해라서, (수출을) 많이 하려고 하지를 않고 있어요.]

지난달 초 1달러에 162엔으로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 최근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147엔까지 오르며 반전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인데, 일본 소비 회복 속도가 더뎌 환율 변동에 의존하기보다는 동남아 등 수출국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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