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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운명 다시 '미궁'…몬테네그로 대법원 한국행 보류

권도형 운명 다시 '미궁'…몬테네그로 대법원 한국행 보류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한국 송환이 또다시 잠정 보류됐습니다.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권 씨의 한국 송환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대한 대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의 결정 집행을 보류한다"며, "이는 법정 기한 내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법리 검토에 착수해 다음 달 초에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지난 1일 항소법원이 권 씨에 대한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을 확정하자 현지 대검찰청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권 씨는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한국행을 눈앞에 뒀지만, 대검찰청의 이의 제기 끝에 대법원이 지난 4월 5일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파기 환송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이 이번에도 같은 결정을 내리면 권 씨는 다시 처음부터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게 됩니다.

혹은 대법원이 이번엔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기각하면 권 씨의 한국 송환이 최종 확정됩니다.

쟁점은 범죄인 인도국 결정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입니다.

항소법원은 그동안 '법원이 권 씨의 범죄인 인도국을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4월 5일 범죄인 인도국 결정 권한이 법원이 아닌 법무부 장관에 있다는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을 통해 "범죄인 인도를 놓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되는지만 판단하는 것"이라며, "범죄인 인도 허가나 우선순위 결정은 법원이 아닌,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권 씨는 테라폼랩스 창업자로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습니다.

이후 권 씨는 아랍에미리트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습니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한 씨는 한국에서만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된 반면, 권 씨는 한·미 양국 모두 인도를 요청하면서 그가 검거된 지 1년을 넘긴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권 씨 측은 줄곧 법원에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량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합니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권 씨의 미국행을 원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고, 미국 법무부 역시 권 씨의 신병 인도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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