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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마추어의 벽'에 막힌 '프로' 박인비의 IOC 선수위원 도전

(뒤쪽 화면부터 시계방향으로) 테니스 선수 마커스 대니얼(뉴질랜드), 육상 선수 앨리슨 필릭스(미국), 체조 선수 킴 부이(독일), 카누 선수 제시카 폭스(호주). (사진=연합뉴스)
 (뒤쪽 화면부터 시계방향으로) 테니스 선수 마커스 대니얼(뉴질랜드), 육상 선수 앨리슨 필릭스(미국), 체조 선수 킴 부이(독일), 카누 선수 제시카 폭스(호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휘저은 박인비가 한국 시각 오늘(8일) 공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 결과 낙선한 이유로는 '종목 특성'이 첫손에 꼽힙니다.

IOC가 프랑스 파리의 팔레데콩크레에 있는 2024 파리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 결과를 보면, 육상 스타 앨리슨 펠릭스(미국), 체조의 킴 부이(독일), 카누의 제시카 폭스(호주), 테니스의 마커스 대니얼(뉴질랜드)이 선거에 출마한 29명 가운데 상위 1∼4위를 차지해 새로운 IOC 선수위원으로 뽑혔습니다.

박인비는 590표를 얻는 데 그쳐 18위에 머물렀습니다.

인지도와 명성에서 경쟁자들에게 전혀 뒤질 게 없던 박인비는 '프로'라는 골프의 특성 탓에 많은 표를 얻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농구(NBA)와 같은 세계 최대 프로리그를 누비는 각 나라의 선수들이 동·하계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세계 최고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연장이라는 색채가 강합니다.

이번에 새로 뽑힌 선수 위원들이 현역 때 뛴 육상, 체조, 카누, 테니스는 오랫동안 올림픽의 정식 종목의 지위를 누려왔습니다.

이에 비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LPGA 투어 등을 누비는 특급 스타들이 출전하지만, 올림픽에서의 뿌리는 깊지 않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각 나라 선수의 투표로 선출하는 IOC 선수위원 선거에 크게 영향을 준 걸로 풀이됩니다.

IOC 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거 전 "골프 종목 출전자도 남녀 합쳐 120명에 불과한 것도 박인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표 계산을 해본다면 박인비에게 우호적인 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입니다.

박인비가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이지만, '올림피언'을 자부하는 필릭스나 부이 등에 비해 올림픽에 출전한 횟수가 적다는 점도 선수들의 표심을 좌우한 걸로 해석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최다 득표(2,880표)의 영예를 안은 필릭스는 2008 베이징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5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7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전설의 단거리 스타입니다.

부이도 올림픽 3회, 세계선수권대회 8차례 출전한 베테랑이고, 폭스와 대니얼 역시 2∼4회 올림픽에 자주 출전하면서 얼굴을 알렸습니다.

박인비가 프로로 얻은 지명도와 인지도가 아마추어 세계에서는 널리 통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전 위원은 열정적인 선거 운동과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태권도 지도자들의 보이지 않는 성원을 더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선수위원에 당선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8년 임기를 마치는 2004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의 주인공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본인의 피나는 노력과 세계적으로 저변이 넓은 탁구의 영향 덕분에 한국인 2호로 2016 리우 올림픽 기간 선수 위원에 선출됐습니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가 144명에 불과해 48년 만에 최소였다는 점도 박인비에게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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