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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외국인 가사관리사 향한 기대와 우려 [스프]

[뉴스스프링]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도입…고비용, 불명확한 업무범위 등 논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입국하는 모습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지난 6일 필리핀 여성 100명이 우리나라에 입국했습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처음 도입한 ‘외국인 가사관리사’들입니다. 이들은 내년 2월 말까지 서울시내 12살 이하 자녀가 있거나 출산을 앞둔 신청 가정에서 ‘아이 돌봄과 관련된 가사노동’을 하게 됩니다. 총 751개 가정이 신청했는데, 첫 시범사업임을 감안하면 흥행에는 성공한 셈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엄격한 자격 요건을 갖췄습니다. 모두 24~38세로 현지 직업훈련원에서 78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고 정부 인증 ‘돌봄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번 선발 과정에서 한국어능력 시험·건강검진·체력검사 등을 거쳤고, 약물 중독·전과 여부도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입국 후 한 달간 교육을 거친 뒤 각 가정에 투입됩니다. 출·퇴근 편의를 위해 서울 역삼역 인근 공동 숙소(1~2인실)에서 지내며, 월 40만 원 안팎의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는 본인이 부담합니다.
 
가사관리사는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시범사업 서비스 제공기관 2곳을 통해 각 가정과 맺어집니다. 이용 가정은 한부모·다자녀·맞벌이·임신부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자녀연령과 이용기간 등을 고려해 이달 중 최종 선정됩니다. 각 가정은 서비스 이용 시간과 횟수(하루 4·6·8시간, 주 1~5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용 요금은 최저임금과 4대 보험을 포함해 시간당 1만 3700원 꼴로, 시세(시간당 1만 5000원 이상)보다 다소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 5일 기준으로 하루 4시간씩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119만 원, 하루 8시간씩은 월 238만 원을 내야 합니다.
 
한국과 필리핀 정부가 협의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사관리사의 업무는 ‘아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가족의 아동 및 임신부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겁니다. 옷 입히기, 목욕, 청소, 음식 준비, 요리, 음식 먹이기 등이 포함됩니다. 필리핀 정부가 사전에 승인한 직무설명서에 명시된 업무를 넘지 않는 한에서, 동거가족을 위해 부수적이며 가벼운 가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가사관리사 입국

사업 성패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업무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우려가 나옵니다. 서비스 제공기관 한 곳의 공고를 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쓰레기 배출, 어른 음식 조리, 손걸레질, 수납 정리 등은 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 관련 범위에서 동거가족에 대한 가사 업무를 ‘부수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부수 업무인지 현장의 혼란이 예상됩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임금이 기존의 국내 가사관리사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문화적 차이가 있는 외국인을 굳이 선택할 유인이 적다는 겁니다. 앞서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한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최저임금 적용을 달리 하거나 제외해,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한 걸음 더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은 지난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생 문제 대책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외국인 육아도우미’ 도입을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고용하면 월 200만~300만 원이 들지만,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월 38만~76만 원 수준이어서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겁니다. 이후 조정훈 의원이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차별 논란이 거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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