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대학교 안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60% 가까이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대학 안에는 경사로가 많아서 사고가 날 위험이 큰데도 사유지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안전관리가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비탈길을 따라 내려오는 차량.
길을 건너려는 행인을 뒤늦게 확인하고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좁은 언덕길을 지나는 차량이 차에서 내리려던 운전자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고, 좌회전하려던 차량은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그대로 부딪힙니다.
모두 대학교 내 도로에서 벌어진 사고입니다.
한 보험사가 전국 17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캠퍼스 내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60%가량, 부상자도 50% 넘게 늘었습니다.
대학교 캠퍼스가 주로 산비탈에 만들어진 탓에 경사를 따라 급커브 구간이 많아, 그만큼 사고 위험성이 큰 겁니다.
일례로 3년간 사고가 가장 많았던 서울대의 경우 캠퍼스 내 도로 고도 차이가 71m에 달합니다.
그런데 캠퍼스 내 도로는 사유지로 분류돼 일반 도로와 같은 관리 절차가 없습니다.
중앙선이나 횡단보도는 법적인 효력이 없고, 과속방지턱이나 제한 속도 표지도 강제할 수단이 없습니다.
[박시우/대학교 재학생 : 신호등도 잘 안 켜져서 많이 위험한 것 같아요. 아침에 나오면 여기 차가 끊임없이 오다 보니까 여러 대 지나가다가 빈틈 보이면 그때 사람들이 지나가고….]
사망 사고도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관리 기준은 미흡합니다.
[임채홍/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대학이) 얼마큼 관심이 있느냐, 얼마큼 재원을 투자할 것이냐, 이거에 따라서 (캠퍼스) 도로 여건들이 많이 달라지고 안전성도 차이가 많이 나게 되는….]
오는 17일부터는 개정된 교통안전법에 따라 대학 내 도로도 법적인 테두리에 들어오게 되는데, 학교별 특성에 맞는 개선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장성범·방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