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도 해도 너무한 더위가 밤낮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밭에 나가서 혼자 일하다가 숨지는 일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한낮에 밭에서 온도를 측정해 봤더니 섭씨 60도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TBC 박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뜨거운 땡볕 아래, 어르신 홀로 다 익은 고추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햇빛을 막아줄 그늘 하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긴소매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농민 (대구 군위군) : 너무 오래 놔둬 버리면… 말라버려요. 다 하고 여기 조금 남았는데 요것만 해서 나가야지….]
지난 4일에는 군위군 한 참깨밭에서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달 24일에는 밭일 다녀온 상주시 모동면의 6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숨졌습니다.
모두 농번기에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해 변을 당했는데,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주변에 신고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권경란/군위 사망 사고 신고자 : 집에 다 찾아봐도 없어. 이 밭 옆으로 지나가면서 이쪽을 보니까 여기 엎어져 있더라(고.)]
실제 사고가 일어난 밭입니다.
현재 제 체온은 36.9도인데요.
실제 밭에 있는 동안 체온이 얼마나 상승할지 다시 한번 재보겠습니다.
10분 여가 흐른 뒤 다시 체온계를 갖다 대자 화면에 나타난 숫자는 38.4도, 순식간에 1.5도가 올랐습니다.
여기에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밭의 온도는 무려 59.3도, 비닐하우스는 53.1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뙤약볕에 복사열까지 더해지는 그야말로 극한의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올 들어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를 분석해 봤더니, 논밭이 전체의 16.4%로 작업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되도록 짝을 지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김남용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박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