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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희박한 대기가 있는 이유는…"계속되는 운석 충돌 때문"

달 대기·먼지환경 궤도탐사선 래디(LADEE)와 운석 충돌 상상도 (사진=NASA/Goddard/Conceptual Image Lab 제공, 연합뉴스)
▲ 달 대기·먼지환경 궤도탐사선 래디(LADEE)와 운석 충돌 상상도

달에는 숨 쉴 수 있는 공기는 없지만 희박한 대기가 있다.

달에 이런 대기가 생긴 것은 운석이 충돌할 때 기화된 원자가 공중에 머물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시카고대 연구팀은 3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달 토양 표본을 분석, 운석 충돌로 인한 기화(impact vaporization)가 대기 형성에 70%를, 태양풍 하전입자로 인해 원자가 방출되는 '이온 스퍼터링'(ion sputtering)이 30% 기여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천문학자들은 1980년대 달 표면에서 얇은 원자층이 튀어 오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외기권'(exosphere)으로 불리는 이런 희박한 대기는 우주 풍화 작용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지만, 형성 과정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습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013년 달의 얇은 대기, 표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원격 수집하는 궤도 탐사선 '래디'(LADEE)를 보내 달 대기의 기원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달 대기 형성에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와 이온 스퍼터링이 모두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어떤 과정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달 대기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현상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NASA 아폴로 임무 때 가져온 달 토양에서 100㎎짜리 표본 10개를 확보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칼륨(K)과 루비듐(Rb)을 분리하고, 동위원소들 간의 비율을 분석했습니다.

칼륨은 세 가지 동위원소 형태로, 루비듐은 동위원소 형태로 존재하며, 동위원소들은 각각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달의 대기가 토양에서 기화된 원자로 돼 있다면 가벼운 동위원소는 쉽게 떠오르고 무거운 동위원소는 토양에 다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충격 기화와 이온 스퍼터링 때 토양에 남는 동위원소 비율도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토양에 포함된 칼륨과 루비듐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하면 달 대기가 형성되는 데 어떤 과정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밝혀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토양을 미세한 분말로 만든 다음 산성용액에 녹여 칼륨과 루비듐을 분리 정제하고,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동위원소 간 비율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달 토양에는 칼륨과 루비듐의 무거운 동위원소가 대부분 포함돼 있었으며, 두 원소를 비교한 결과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가 달의 대기를 형성하는 주된 과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신저자인 MIT 니콜 니 교수는 "충격 기화 때는 원자 대부분이 달 대기에 머물지만 이온 스퍼터링 때는 많은 원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를 통해 두 과정의 역할을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달 대기의 70% 이상은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의 산물이고 나머지 30%는 태양풍 속 하전입자에 의한 이온 스퍼터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폴로 토양 표본이 없었다면 이 연구는 불가능했다며 "달이나 다른 행성체 표본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 표본이 있으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NASA/Goddard/Conceptual Image Lab · Science Advances/Nicole Nie et al.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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