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죠. 안세영 선수는 4강에 진출했습니다. 세계 6위인 일본 야마구치에게 아주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 조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파리에서 주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출발은 불안했습니다.
안세영은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연발하며 첫 게임을 내줬습니다.
2번째 게임에서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특유의 수비력을 앞세워 랠리를 길게 끌고 가 상대 체력을 빼면서 실수를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허를 찌른 기습 공격으로 가볍게 승부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마지막 3번째 게임은 더 압도적이었습니다.
안세영이 그야말로 무차별 폭격을 가하자 지친 야마구치는 코트에 대자로 드러눕기까지 했습니다.
안세영은 21대 8로 마지막 게임을 따내며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하고 4강에 올라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국가대표 : 일단 상대가 작지만 정말 빨라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상대가 지친 게 보여서 과감하게 들어갔었던 거 같아요.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이길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또 다음 경기가 있으니까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김원호·정나은 조가, 세계 1위 중국 조에 2대 0으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의 대를 이어 시상대에 오른 김원호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낸 정나은은 함께 어머니를 떠올렸습니다.
[김원호/배드민턴 국가대표 : 너는 길영아의 아들로 살지 말고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하셨었거든요. 근데 금메달 땄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정나은/배드민턴 국가대표 : 엄마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제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는데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해서 좀 아쉽게 생각하고, 그래도 좀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거 같아서 기분 좋아요.]
비록 정상까지 오르지는 못 했지만, 김원호·정나은 조는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