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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좌파' 베네수 마두로, 3선 고지…'부정선거' 후폭풍 예고

'반미 좌파' 베네수 마두로, 3선 고지…'부정선거' 후폭풍 예고
▲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친 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과정 참관을 원하는 시민 그룹을 차단하면서 야권과 국제사회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와도 상반되는 것입니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 0시 10분쯤 "80%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볼 때 마두로 대통령 당선은 불가역적 추이"라며 당선을 공식화했습니다.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아모로소 위원장은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습니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입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에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후 30년 넘게 좌파 통합사회주의당(PSUV)의 이른바 '차비스모' 체제가 유지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차비스모는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 중앙집권적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를 두루 일컫는 말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 주의자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습니다.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왼쪽)와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이번 선거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전날 밤부터 투표소에 나와 대기 줄을 만들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습니다.

"개표 결과가 매우 기다려진다"며 승리를 예상했던 민주야권 측은 선관위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예상득표율은 곤살레스 후보가 65%, 마두로 대통령 31%를 기록했습니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도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쳐 왔습니다.

피선거권 박탈 이후 곤살레스 후보와 함께 세몰이 선봉에 섰던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투표 종료 후 1시간여 뒤 선거 캠프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는 투표소에서 철야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마차도의 '불안한 예상'이 현실화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야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불복 운동이나 주민들의 국외 이탈 등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 1월 10일 새로운 임기 6년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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