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오상욱에게 펜싱 권했던 형 "금메달 딸 것 같더라…자랑스러워"

오상욱에게 펜싱 권했던 형 "금메달 딸 것 같더라…자랑스러워"
▲ 펜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왼쪽)과 그의 형 오상민 씨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에이스'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의 형 오상민 씨는 동생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오상욱이 대회 개막 전부터 워낙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 씨는 29일(한국시간) 언론 통화에서 "이번에 (오상욱이 결승에서)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대회 전 이야기를 했는데, 파리로 가기 전부터 엄청 자신감 있는 태도로 말하더라"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도 자신감만 되찾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게 중요했다. (그전에는 동생이) 부상 때문에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돌아봤습니다.

올해 들어 손목을 다쳐 한동안 자리를 비운 오상욱은 지난 5월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안방인 서울 올림픽공원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도 당시 국제펜싱연맹 랭킹 78위였던 필리프 돌레지비치(미국)에게 패해 8강에서 떨어졌습니다.

직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성적은 이보다 못했습니다.

개인전 16강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부상을 털어낸 오상욱은 누구도 '건강한 자신'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전날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물리치고 염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오 씨는 "캐나다 선수(파레스 아르파)와 8강전이 고비였는데 그 경기 빼고는 마음 편하게 봤다"고 웃었습니다.

오 씨의 믿음과 지지를 알았는지 오상욱은 금메달을 딴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다음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받자 형을 언급했습니다.

오상욱은 "친형이 펜싱 클럽을 운영하려 하는데, 도와주면서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다. 지도자 쪽도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펜싱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오른쪽)과 그의 형 오상민 씨

이 상황을 전해 들은 오 씨는 "당장 그렇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당장 그렇게 일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본인이 (선수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나서 나중의 목표를 이야기한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기특하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중도에 은퇴했는데, 동생이 그렇게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더라"라고 말했습니다.

1994년생인 오 씨는 오상욱보다 2살 많습니다.

먼저 선수 생활을 시작한 오 씨를 따라 오상욱도 펜싱에 빠져들었습니다.

오 씨는 "상욱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펜싱은 유망한 종목이 아니었다"며 "나도 키가 커서 하게 된 건데, 재미있어 보였는지 하겠다고 하더라. '재미로라도 해보라'라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190㎝가 넘는 당당한 체격에 기술까지 갖춰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상욱을 향해 "사실 동생이 어렸을 때는 체격이 작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습니다.

실제로 오상욱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키가 크지 않아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만회하고자 스텝을 비롯한 기본기 훈련에 힘을 쏟은 것이 현재의 오상욱을 만드는 바탕이 됐습니다.

오 씨는 "금메달을 따기까지 상욱이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 이제는 조금은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남은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바쁘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시간이 좀 나면 좋겠다. 빨리 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오상민 씨 제공,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