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시간으로 오늘(27일) 새벽에 있었던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선수단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으로 잘못 소개가 된 것입니다. 초유의 사고에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공식 사과했고, 바흐 위원장도 곧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할 예정입니다.
파리 현지에서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선수단은 센강을 따라 배를 타고 206개 참가국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손을 흔드는 순간, 엉뚱한 소개 멘트가 울려 퍼졌습니다.
[불어 :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
[영어 :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는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은 제대로 소개해, 결국 개회식에 '대한민국'은 없이 '북한'만 2번 입장한 셈이 됐습니다.
전에 없던 독창적인 시도와 함께 화려한 볼거리가 풍성했던 개회식이지만, 황당한 사고 하나가 큰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외교적 결례로도 간주 될 수 있는 초대형 사고에, 우리 정부와 선수단은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문체부는 현지에 가 있는 장미란 제2차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항의 의견 전달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고, 우리 선수단도 공식 항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요청했습니다.
IOC는 국가명을 잘못 송출한 책임이 IOC의 주관 방송사인 'OBS'에 있었다고 확인하고, 대변인을 통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마크 아담스/IOC 대변인 : 굉장히 많은 구성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사과드립니다.]
또, 바흐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로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기흥/IOC 위원 :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님이 오늘 여기 시간으로 낮 1시에 통화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에게도 이 문제를 보고를, 오늘 아침에 두 차례에 걸쳐서 말씀드렸고….]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위원장의 직접 사과를 약속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태로 2012년 런던올림픽 '국기 소동'까지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당시 북한여자축구대표팀이 경기에 앞서 소개될 때 인공기가 아닌 태극기가 전광판에 표시되자 북한이 강력하게 항의하며 출전 거부까지 했다가, 런던올림픽 조직위와 국제축구연맹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뒤에야 출전한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파장이 커지자 캐머런 영국 총리까지 공식 사과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강시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