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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화려한 실적' 발표 후 폭락…미 대선 상황도 폭락에 한몫?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크게 살아나서 경제에 큰 힘이 됐잖아요. 그런데 이런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도 주식은 폭락했어요.

<기자>

우리나라의 양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어제(25일) 증시에서 무려 8.87%, 9% 가까운 폭락세가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도 2% 가까이 하락하면서 마감했습니다.

어제는 마침 아침 일찍부터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나온 날이었습니다.

요즘 국내 대표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는데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에는 3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봤었는데, 1년 만인 올해 2분기에는 5조 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른바 반도체 대호황기라고 했었던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받아든 아주 좋은 실적입니다.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보기 드문 수준으로 폭락한 겁니다.

어제는 현대차,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국내 핵심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내놨고요.

현대차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역시 주가는 3% 가까이 빠졌습니다.

국내 증시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잘 나가던 대표 기술기업들 일수록 하락세가 더 뚜렷했습니다.

<앵커>

많이 벌었는데 주가는 떨어지는 상황이네요. 왜 이런 건지 이유도 분석해 주시죠.

<기자>

뉴욕증시에서 나타났던 폭락세가 고스란히 우리나라로 넘어왔던 겁니다.

뉴욕증시는 어제 새벽에 끝난 증시에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로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SK하이닉스와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던 회사가 있었는데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입니다.

알파벳은 이틀 전에 2분기 화려한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4%가 늘었고요. 순이익은 29%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실적 발표 직후에 나온 주가는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이 회사가 2분기에 시설과 장비 투자 같은데 들인 돈이 우리 돈으로 무려 18조 원이 넘는다는데 세상은 좀 더 주목한 겁니다.

인공지능 개발 비용 때문에 2분기에 큰돈을 쓰기는 썼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그렇게 많이 들어?" 이런 분위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직접 이렇게 AI 투자를 늘리는 게 수익으로 돌아올 때가 언제쯤 일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힌 게 이런 분위기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사실 올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와 타이완 같은 IT 강국들의 증시를 이끈 건 내내 AI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AI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익을 내는 것도 이익을 내는 거지만 뒤지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투자해야 한다, 다들 이 목표로 달렸습니다.

그래서 그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사실상 독과점적으로 생산하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와 그 엔비디아가 메모리 반도체 파트너로 삼은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이 올해 돈을 많이 벌었던 겁니다.

그런데 정작 이렇게 투자해서 진짜 돈은 언제 벌지 이런 우려가 조금씩 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

그동안 AI 열풍 때문에 이 기업들의 주가가 너무 비싸졌다, 조정의 핑계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무튼 이런 분위기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알파벳뿐만 아니라 AI붐에 걸쳐있는 회사들 엔비디아부터 SK하이닉스까지 이른바 AI 반도체 기업들 모두 급락, 폭락세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투자자들이 무려 20조 원어치를 갖고 있는 해외 주식 테슬라, 알파벳과 같은 시간대에 발표한 실적에서 앞으로의 전망이 그렇게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역시 12.3% 넘게 폭락했습니다.

이것도 역시 어제 우리 증시 급락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연 이대로 AI 붐에 대한 의구심이 좀 더 커질지, 이걸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 세계적으로 큰 변수가 또 하나 있잖아요. 최근 미국 대선과 관련한 여러 상황도 우리 증시에 영향이 있는 거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후보로 내정된 분위기죠.

이것도 증시 급락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왜냐, 지난주까지만 해도 증시 역시 이른바 트럼프 거래가 주를 이뤘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거다, 딱 정해놓고 움직이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번 주 월요일 새벽에 바이든이 사퇴하고 나서 카멀라 해리스가 등장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트럼프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 중입니다.

그러면 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가 아닌 건가, 이렇게 되면서 미국 대선을 놓고 이런저런 경우를 다 고려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고요.

시장도 눈치를 좀 보는 시기가 됐다는 겁니다.

[박승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팀장 : '트럼프 거래'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이 깨질 수밖에 없는, 주도주가 불명확해지면서 지수 자체가 동력을 잃어버리는,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그림들이 나오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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