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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차라리 정신병원 보내줘"…교회서 숨진 여고생

한 여고생이 인천의 교회에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발견되면서 교회에서 학대를 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는데요.

검찰 조사 결과 학생이 정신 병원에 보내달라고 애원까지 할 정도의 끔찍한 가혹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5월 15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이 교회에서 밥을 먹던 17살 A 양이 쓰러져 4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A 양의 손목은 천으로 묶여 있었고 몸 곳곳에서 멍이 발견되며 학대 의혹이 제기됐는데, 당시 교회 측은 자해를 막으려고 한 것일 뿐 학대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교회 관계자 (SBS 8뉴스, 지난 5월 16일) : 애가 소란을 피울 것 같아서 손수건으로 이렇게 손을 묶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수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월 아버지를 잃은 A 양은 정신과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지만, 교회로 보내졌습니다.

교회 설립자의 딸인 합창단장 B 씨가 '병원보단 교회가 낫다며' 자신이 A 양을 치료해
보겠다고 어머니를 설득한 겁니다.

하지만 A 양은 교회에 보내진 첫날부터 B 씨의 지시를 받은 신도 2명으로부터 끔찍한 가혹 행위를 당했습니다.

"도망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달라"는 A 양의 애원에도, 신도들은 A 양을 도망가지 못하게 감금했습니다.

또 A 양의 팔과 다리를 뒤로 묶고, 입을 막고 눈까지 가렸습니다.

여기에다 닷새 동안 잠을 못 잔 A 양에게 강제로 성경을 쓰라고 강요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1시간 동안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지시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A 양은 교회에서 생활한 지 석 달 뒤인 5월 초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게 됐고, 곧 물이나 음식을 먹고 마시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신도들은 그 와중에도 치료는커녕 A 양을 더 심하게 학대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몸의 급소', '정신병원 매질'을 인터넷에 검색하기까지 했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B 씨와 신도 2명이 35차례에 걸쳐 A 양을 학대해 살해한 걸로 보고, 이들을 아동학대 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신도 (영장실질심사 당시, 지난 5월 18일) : (학대 혐의 인정하십니까?) ……. (온몸에 멍 자국 있었는데 이거 왜 생긴 겁니까?) ……. (피해 학생이랑 무슨 관계셨어요?) …….]

지난 5일에는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이 있었는데, 피고인 측의 변호인은 살해 부분에 대한 미필적 고의 등 일부 내용은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A 양의 어머니는 아동유기 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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