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양희은
가수 양희은이 라디오를 진행하며 고(故) 김민기를 추모했습니다.
양희은은 오늘(24일) 진행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민기의 '아침 이슬'을 선곡한 뒤 "가수이자 작사·작곡가, 공연 연출가, 그런 수식어로도 부족한 김민기 선생이 돌아가셨다"며 "선생의 음악을 아끼는 당당이(청취자 애칭)님들과 함께 선생의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은은 1971년 김민기가 작곡한 '아침 이슬'이 수록된 음반을 내고 가요계에 데뷔했습니다.
'상록수', '서울로 가는 길' 등 그의 대표곡 가운데는 김민기가 쓴 노래들이 많습니다.
양희은은 1971년 '아침 이슬'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김민기와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양희은은 "미국으로 떠나는 어느 선배 환송 음악회에서 김민기 선생이 만든 '아침 이슬'을 어느 분이 부르는 걸 들었다"며 "그 노래에 반해 사람들 사이로 까치발을 들었다 놨다 하며 무대에 집중했다. 한 호흡이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들었는데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콧날이 시큰거릴 정도였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선생 친구분이 '민기가 악보에 적는 걸 봤다'고 하셨다. 그 악보는 찢어진 채로 바닥에 버려져 있었고, 악보 조각을 귀한 보물처럼 안고 집에 와 조각을 테이프로 맞췄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대목을 목청껏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은은 "그 노래를 첫 음반 취입 때 부르고자 청하니 '그래라' 하며 간단히 허락하셨다. '아침 이슬'을 취입할 때 반주도 해주셨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아침 이슬'은 당시 정부에서 선정한 건전가요 상도 받았는데 1년 후 금지곡이 됐고 80년대 중반에서야 해금됐다. 선생은 요주의 인물이 되어 힘든 일을 많이 당했을 텐데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어 이 정도밖에 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민기를 "어린 날의 우상"으로 칭한 양희은은 자신이 부른 김민기의 곡들을 읊어 내려가며 고인을 기렸습니다.
한편 오늘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조문객의 식사비 명목으로 전날 유족에게 5천만 원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유족은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돈을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수 박학기는 "과거 학전을 도와주신 일로도 충분하니 마음만 받고 돈은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김민기의 서울대 후배인 이수만은 김민기와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는 등 오래전부터 인연을 쌓아왔습니다.
지난 3월 학전 소극장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김민기는 오늘 옛 '학전' 건물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영원한 안식에 들었습니다.
(사진=MBC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