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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내린 부산 '기습 폭우'…예보 못 한 기상청

한밤에 내린 부산 '기습 폭우'…예보 못 한 기상청
▲ 폭우로 침수된 부산

한밤 부산을 강타한 기습폭우는 기상청도 직전까지 예보를 못 했을 정도로 갑작스러웠습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오늘(24일) 새벽 부산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되면서 3시간여 만에 중구 대청동 기준으로 최대 171.5㎜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동구에도 153.8㎜, 영도구에도 150.5㎜의 비가 내리는 등 1시간 만에 최대 83.6㎜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 중부·서부는 오전 0시 45분, 동부는 오전 1시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됐습니다.

호우주의보는 이후 오전 1시 30분 호우 경보로 격상됐다가 오전 4시 30분에 모두 해제됐습니다.

문제는 이번 폭우가 기상청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기습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기상청은 어제 내내 부산 지역에 '가끔 비' 혹은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왔습니다.

폭우가 내리기 2시간 전인 23일 오후 10시 20분에 발표된 통보문에도 비구름대가 북북 동진하면서 '가끔 비'가 내리겠다고 예측했습니다.

부산에 내린 폭우로 침수된 차량

그러다가 폭우가 내리기 25분 전인 25일 오전 0시 20분에야 낙뢰를 포함해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를 변경했습니다.

이번 폭우는 중국으로 북상하고 있는 3호 태풍 '개미' 등으로 고온 다습한 남풍이 밤에 강하게 유입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여기에 북쪽의 지나던 기압골이 당초 중부지방으로 남하할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더 빨리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비구름대가 형성됐습니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성질이 다른 공기들이 만나다 보니 낙뢰와 함께 급격하게 호우가 발생했다면서 예측에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폭우는 부산 지역 내에서도 편차가 매우 컸습니다.

많은 비가 쏟아진 중구와 달리 기장군에는 고작 14㎜ 비가, 금정구도 11.5㎜의 비가 내리는 데 그치기도 했습니다.

서구와 사하구의 관측 장비에는 낙뢰가 떨어져 강수량 자료 수집이 안 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놀란 부산시는 새벽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시민들에게 23차례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폭우로 부산 사하구 한 주택에 물이 차올라 80대 남성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등 침수 피해가 16건 넘게 잇따랐습니다.

영도구와 동구에서는 19가구 26명이 친척 집과 숙박업소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차량 시동이 꺼지거나 하수구가 역류해 안전조치가 이뤄진 것도 33건에 달합니다.

(사진=부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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