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대마 판매점
태국 정부가 대마 합법화 2년여 만에 대마의 마약 재지정 방침을 두고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23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은 이날 대마를 다시 마약류 명단에 올리기보다는 법안을 통한 규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누틴 부총리는 "세타 타위신 총리도 마약류 재지정보다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정부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누틴 부총리 발언은 대마 마약 재지정 방침을 철회하거나 보류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 최초로 지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2022년 6월부터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습니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됐습니다.
당시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이었던 아누틴 부총리와 그가 이끈 품짜이타이당이 대마 합법화를 주도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출범한 세타 총리와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내년 1월부터 대마를 다시 마약류로 지정하고 의료용, 연구용 사용만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이러한 집권당 움직임에 대마 농가와 상인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일부 대마 옹호 단체 회원들이 단식 투쟁을 벌이며 반발했습니다.
태국 대마 정책은 지난 2022년 합법화 당시부터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료용 사용만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합법화 이후에도 새로운 규정을 담은 법안이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관광지나 유흥가 등지에서는 대마가 향락용으로 공공연히 소비됐고, 청소년 대마 중독 등 부작용도 발생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