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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빨아들여 못 버틴다…적은 비에도 옹벽 무너지는 이유

<앵커>

비가 그쳤나 싶다가도 금세 먹구름이 몰려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최근 도심에서는 비탈면이나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린 비가 워낙 많아서 위험 지역은 이제 조금만 와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하니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

긴급 점검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성인 몸통만 한 돌덩이들이 쌓여 있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계단은 온통 흙투성이입니다.

어제(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성북구의 주택가에서 옹벽이 무너졌습니다.

어제 밤사이 서울에 내린 비는 27.9mm로 30mm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 두꺼운 책 찢어지듯이 배부름 현상이 있는 데가 이렇게 금이 많이 갔었어요.]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전 교수 : (옹벽 틈에서) 물 흐르는 게 보이죠. 이게 물 흐르는 자국이거든요. 근데 물 흐르니까 이게 뜯어져 나온 겁니다.]

최근 계속된 호우로 옹벽 안에 있는 토사가 물을 흡수해 팽창하면서 옹벽이 더는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겁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전 교수 : 수압 때문에 그게 이제 터지는 거거든요. 배수공만 뚫어 주면 사실 웬만하면 이렇게 붕괴까지는 안 가요.]

옹벽 붕괴와 토사유출, 산사태 등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에서는 야산에서 유출된 토사가 한 사찰을 덮쳤습니다.

토사가 유출된 곳입니다.

문 한쪽이 없는데요.

당시 충격으로 이렇게 무거운 철문이 4~5m 바깥으로 튕겨져 나갔습니다.

[스님 : 여기가 막 폭포가 돼 가지고, 계단이었죠 계단이 엉망 돼 버렸고.]

인공산에 시간당 50mm의 폭우를 가정해 물을 뿌렸더니, 13시간 만에 산사태가 났고, 목재와 철판 구조물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김재정/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반재난실험팀장 : 붕괴 토사의 강도는 25톤 트럭이 시속 36km의 속도로 취약 주택을 들이받는 것과 비슷한 강도를 가집니다.]

지자체들은 노후 건축물에 대해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가 워낙 많아 실태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장마 기간에는 옹벽이나 축대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위험 조짐이 보이면 대피부터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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