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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의식 없어요"…차량 창문 깨고 CPR 한 경찰관들

"운전자가 의식 없어요"…차량 창문 깨고 CPR 한 경찰관들
▲ 조수석 유리창 깨는 경찰관

"그날 두 분의 경찰관을 만난 것은 천운이었어요."

지난 5월 30일 오후 4시 40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행정타운 앞 왕복 8차선 도로에서 교통순찰 근무 중이던 수원서부경찰서 경비교통과 소속 남상원 경위와 우한얼 순경은 도로 한가운데서 발생한 추돌 사고를 목격하고 갓길 이동 조치 등의 교통정리를 위해 현장으로 갔습니다.

이날 사고는 신호대기 중이던 스타렉스 차량과 바로 뒤에 있던 QM6 차량이 접촉하면서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피해 차량 운전자는 현장에 온 이들 두 경찰관에게 "뒤차가 갑자기 박았는데, 운전자가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남 경위와 우 순경이 사고를 낸 QM6 차량 내부를 들여다보니 5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 운전자 A 씨가 운전석 창문 쪽에 머리를 기대고, 양팔은 축 늘어진 채 입을 벌린 상태로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차 문을 열어보려 했으나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이에 순찰차에 싣고 있던 삽과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화물차에서 망치를 빌려 조수석 창문을 깨고 차 문을 개방했습니다.

A 씨에게 맥박과 호흡이 전혀 없는 것을 확인한 남 경위는 즉시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습니다.

우 순경은 112 상황실에 보고해 119 구급대 출동을 요청하고, A 씨의 보호자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A 씨에게 평소 앓고 있는 지병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5분여에 걸쳐 서로 번갈아 가며 CPR을 했고, 마침내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A 씨를 인계했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운전자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하루 뒤에는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합니다.

A 씨는 당시 부친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이동 중이었으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켜 의식을 잃었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서를 방문한 A 씨는 "심장내과의사로부터 이 같은 경우 생존확률이 3%라고 들었다"며 "초기에 CPR을 잘해서 생명을 건진 경우라고 한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사실 아버지도 그날 돌아가셨는데, 나까지 잘못됐으면 집이 정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사고 현장에서 두 경찰관을 만난 것은 천운"이라며 "정말 죽었다가 살아난 기분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우 순경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지만 많이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평온한 일상 지키기' 홍보 캠페인 일환으로 이번 사례를 유튜브에 올려 홍보할 계획이라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시민이나 단체가 범인 검거나 예방, 인명 구호 등에 기여한 사례와 경찰이 시민 안전 모델로서 현장에서 활약한 사례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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