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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보니 엉뚱한 얘기" 충격…소비자 기만하는 '거짓 광고'

<앵커>

온라인 공간에서 외국인을 내세운 사기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TBC는 광고 영상에 나오는 외국인들의 말을 전문가와 함께 번역해 봤는데요. 해당 상품과는 아무 상관 없는 엉뚱한 내용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온라인 광고, 한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스타그램 광고에 이탈리아 남성 2명이 나옵니다.

[비타민이나 철분 같은 영양소들을 따로따로 챙기기가 힘들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요즘 딱 알로 그런 부분을 충족시키는.]

이탈리아인들이 특정 성분의 영양제를 먹어 키가 크다는 이 광고, 한 영양제 쇼핑몰과 연계됩니다.

전문가에게 영상 번역을 맡긴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해당 광고 번역 내용 : 다른 언어에 비해서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소리가 많은 것 같아요. (난해하고 복잡한 이탈리아어의 문법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에 대한 대화로 영양제 내용은 아예 없는 겁니다.

[허윤희/경북대 어학원 이탈리아어 강사 : 사실 이탈리아어 학습에 대한 내용인데 완전히 다른 내용을 영양제 광고인 것처럼 만들어서 저도 번역하면서 깜짝 놀랐거든요.]

광고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외국인 영상을 갖다 붙인 건데 이 허위광고,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종희/대구 남구 : 너무 나쁜 것 같은데. 애들 키우는 엄마 입장을 너무 나쁘게 이용한 것 같아서.]

[하지현·김일혁/대구 수성구 : 허위광고라고 생각을 못 했고 그냥 이탈리아어를 제가 못하니까.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니까 잘못됐다고 생각하죠. (진짜 저도 맞는 것 같아요. 이건 완전히 잘못된 거죠.)]

또 다른 광고, 의사복을 입은 외국인이 등장합니다.

알코올을 빠른 속도로 분리 배출하는 특허 성분이 발견됐다며 역시 영양제 쇼핑몰로 연계합니다.

취재 결과 광고 속 인물은 스위스 발레주 병원의 임상의학자로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영상 원본을 도용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밖에 네덜란드 도시의 날씨와 생활을 다룬 인터뷰 영상은 북유럽 사람들의 키가 큰 이유로 둔갑하는 등 취재진이 확인한 같은 유형의 광고 8개 모두 거짓 광고로 나타났습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당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식품 관련 온라인 허위광고를 적발하는 식약처 담당 인력은 전국을 통틀어 4명에 불과하고 지자체는 아예 전담 인력이 없습니다.

특히 외국인을 내세운 허위광고는 전문 번역 없이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어를 잘 모르는 대중을 상대로 사기 광고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도윤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한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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