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아파도 못 쉬고 일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은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49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 준비위원회'는 오늘(18일) 오전 국회에서 연 토론회에서 지난 5월 29일부터 닷새간 취업 중이거나 취업 경험이 있는 15세 이상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 88.2%는 '아픈 상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59.8%는 '병가를 신청한 적 없거나 병가제도가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사업장에 병가제도가 있다는 501명 가운데 실제로 병가를 신청한 적 있다는 응답자는 174명인데 이 가운데 122명은 유급 병가를, 52명은 무급 병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플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원 요소'를 묻는 말에는 62.1%가 병가를 꼽았습니다.

이외에도 의료비 지원 외 소득 보전, 휴게·보건 공간, 아플 때 쉬도록 배려하는 분위기, 재택·대체 근무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아프면 쉴 권리를 모든 사업장에서 보장하려면 유급 병가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양현준 서울대 공익법률센터 변호사는 "법정 유급 병가를 실효성 있게 보장하려면 병가를 이유로 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금지해야 한다"며 "국가가 노동자에게 병가 기간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할 수 있게 규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병수당을 유급 병가와 함께 도입할 경우 유급 병가 기간 종료 후 상병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아프면 쉴 권리가 직장에서 우선 보장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병수당의 조속한 도입'을 공약했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7월부터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 대상 지역은 2022년 7월 6곳에서 올해 7월 14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시범사업을 2년간 운영하면서 상병수당은 1만 3천105건 지급됐습니다.

평균 지급 기간은 18.7일, 평균 지급액은 86만 2천574원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