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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복귀 의대생 신상공개에 대학들 부글부글…"반교육적 행태"

수업 복귀 의대생 신상공개에 대학들 부글부글…"반교육적 행태"
수업 복귀 의과대학생의 명단이 복귀 전공의 실명과 함께 공개된 텔레그램 채팅방이 등장하며 대학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해 정부가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각 대학도 집단 유급 판단 시기를 조정하는 등 노력하는 상황에서 반교육적 행태로 이 같은 노력에 찬물을 뿌렸다는 반응입니다.

가뜩이나 대학에서 '강경 대응' 필요성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2학기가 시작되는 9월까지 돌아오지 않은 의대생들은 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어제(14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채팅방이 지난 7일 만들어졌습니다.

채팅방에는 지난 11일부터 '감사한 의사', '감사한 의대생', '감사한 전임의'라는 이름의 리스트가 실명과 함께 올려져 있습니다.

의대생의 경우 60여 명가량의 실명과 학교, 학년이 공개됐습니다.

리스트에 실린 명단은 집단 수업 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감사하다'는 표현은 학교에 남은 의대생과 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를 비꼰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텔레그램 개설 소식이 알려지자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해 탄력적인 학사 운영 조치를 마련하고 의대생들을 설득해오던 대학 사이에선 기운이 빠진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지난 10일 교육부가 '의대생 특혜'라는 비판까지 감수하고 복귀 의대생의 집단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대학들 역시 후속 조치 마련에 착수한 상황에서 맥이 풀린다는 것입니다.

의대 운영 대학 총장 모임인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홍원화 회장(경북대 총장)은 "대학은 교육받을 권리와 자유가 있어야 하는 곳"이라며 "대학의 근본 목표가 '교학상장'(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함)인데, 이런 협동심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의대를 운영하는 일부 대학에서 복귀 의사가 없는 의대생에겐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근 의총협 모임에서는 유급 판단 시기를 연기하며 의대생들의 복귀를 호소하는 교육부 유화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급 판단 시기를 계속해서 미뤄주는 것이 의대생들의 복귀에 정작 이롭지 않고 교육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의대생들이 계속해서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결국 집단 유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 일각에서는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이 돼도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은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결국 유급시켜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2025학년도 증원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증원 원점 재검토'만을 외치며 동료들의 복귀까지 막는 의대생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의대생들이 수업 복귀 명단을 공개하는 등 동료 의대생들의 복귀를 방해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경찰은 교육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달 수업에 참여한 학생에게 전 학년에 공개적으로 대면 사과하도록 하며 단체수업 거부를 강요한 혐의로 한양대 의대생 6명을 입건했습니다.

이어 교육부는 5월 말에도 집단행위 강요가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온 충남대, 건양대, 경상국립대 3곳에 대해 추가로 수사 의뢰해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그러나 폐쇄적인 의사 집단에서 불이익을 당할 우려 때문에 이 같은 복귀 방해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생뿐 아니라 전공의 명단도 함께 공개된 만큼 보건복지부와 어떻게 대처할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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