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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도 낙심 큰데…"난임 지원비 토해내라" 무슨 일

<앵커>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 난임 부부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난임 시술이 의학적 이유로 중단되면, 받았던 시술 지원비를 되돌려줘야 한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 말, 난임 전문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았습니다.

체외 수정을 위해 난자를 채취했는데, 결과는 안타까웠습니다.

[A 씨/난임 여성 : 수면 마취 마치고 내려와서 딱 의사 선생님이 '난자가 없어요' '이번엔 시험관을 못할 것 같다'라고.]

난포에 난자가 없는 '공난포' 상태였던 겁니다.

힘겨운 난자 채취를 또다시 해야 할 처지에, 낙담한 A 씨에게 병원은 청구서를 내밀었습니다.

"공난포로 판명돼 시술비 지원이 취소됐다"며 시술 비용 중 70만 원 정도를 본인 부담으로 내란 겁니다.
 
[A 씨/난임 여성 : 결과도 안 좋은데 또 지원비도 다시 다 토해내라고 하니까 이게 진짜 맞나. (정책 설명에서) 못 봤던 내용이어서 좀 황당하기도 했고.]

난임 시술비는 일정 한도까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줍니다.

하지만, 수정 가능한 난자를 못 얻어 난임 시술이 중단되는 경우, 건강보험 부담분을 제외한 지원금은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주창우/산부인과 전문의 : (난포를) 바늘로 찔러서 채취하고 이게 마취도 필요한 시술이거든요, 환자한테 가장 부담을 많이 주는. 난자가 안 나온 경우엔 그러다 보니까 환자에게 심리적 상실감도 굉장히 크죠.]

난임 시술은 난자 채취, 수정, 착상 등의 단계마다 수십 차례 실패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과거엔 몇 차례만 지원금을 줬기 때문에 난자 채취에 실패한 경우까진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엔 시험관 시술은 20번까지 지원이 확대됐습니다.

지원 횟수에 여유가 있는 만큼, 이젠 난자 채취에 실패한 경우라도 시술비를 지원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의 경우, 공난포 등으로 시술이 중도 실패해도 회당 50만 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고, 서울시도 관련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최준식,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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