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영상] "채용 비리 수사하라!" 면접도 없었던 홍명보 '내부 평가 1위'…90분 내내 '벤치 콕' 한 뒤 해명에 '폭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면접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임생 이사는 KB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두 외국인 후보자와 같은 절차로 면접을 진행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간곡히 부탁을 드린 것이 맞다"며 면접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최종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 후보의 경우 50장이 넘는 PPT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긴 시간에 걸쳐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한 바 있고, 이전에 논의됐던 한 외국인 감독 후보 역시 주요 선수들을 상세히 분석하며 열의를 보였지만 홍 감독은 이 과정이 생략된 겁니다.

홍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전강위에서 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부 축구 팬들은 "채용 비리 아니냐", "애초부터 내정해놓은 것 아니냐"면서 "국정감사 들어가야 한다". "수사해봐야 한다"는 강한 반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어제(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고별전'을 치른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택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습니다.

생각이 바뀐 이유를 묻는 첫 질문에 홍 감독은 7분 넘게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주도하는 한국형 축구 모델인 'MIK'(Made In Korea)가 현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기술이사는 지난달 20일 각급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하나의 축구 철학으로 아우르는 것을 골자로 하는 MIK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축구협회 전무 시절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을 전술적으로 한 체계 안에 묶는 작업에 대해 필요성을 느꼈고, 관심도 많았다는 홍 감독은 "정책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실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A대표팀 감독이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이사가 (MIK와) 관련해 굉장히 강하게 부탁했다.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두 번째이자,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려서"라고 답했습니다.

홍 감독은 "예전에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실패의 기억 때문에)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 그 안으로 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 새 팀을 정말로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은 "10년 만에 간신히, 재미있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버렸다"며 '필사즉생'의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홍 감독을 비판하는 현수막 등을 내걸며 야유를 보냈습니다.

평소 터치라인 부근까지 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던 홍 감독은 이날은 90분 내내 벤치에만 머물렀습니다.

홍 감독은 울산 팬들을 향해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온전히 나 개인만을 위해 울산을 이끌었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축구만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너무도 좋았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는 응원의 구호였는데, 오늘 야유가 됐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 구성 : 진상명 / 편집 : 이혜림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