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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다시는 축구협회 못 믿어"…홍명보 선임의 후폭풍 [스프]

0710 이브닝 브리핑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의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셉니다. 선임 과정의 일들이 하나둘 흘러나오면서 축구 팬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분노가 향하는 곳은 축구협회입니다. 협회 행정의 민낯, 특히 절차적 불투명성이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전권'을 쥐었던 이임생 이사도 홍명보 감독 면접을 '생략'했다고 시인했습니다.
 

박주호 책임 묻겠다?…'내로남불' 비판 봇물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정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에게 법적 대응을 검토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협회가 박주호 위원의 폭로를 '비밀 유지 서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정작 협회의 회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될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박 위원에게만 규정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도 가세했습니다.

박문성 유튜브 캡처
박 해설위원은 '박주호 법적 대응하겠다는 미친 축구협회, 꼭 법적 대응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박주호 전 위원에게 법적 대응하겠다는 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5개월 동안 100여 명의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계속 내용이 알려져 기사화됐다", "내부적인 협상 과정이라 '그래선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계속 정보 유출이 됐다. 박주호를 고발할 거면 이전에 정보 유출한 사람도 다 고발하라"는 게 박 해설위원의 주장입니다.

박 해설위원은 협회가 법적 대응을 거론하는 건 "추가로 더 얘기하지 말라는 엄포"로 봤습니다. "다른 위원들, 이 상황 아는 사람들한테도 더는 말하지 말라는 경고다. 실제로는 그런 깡도 없고, 나서지도 못한다. 진짜로 법적 대응하는지 보라"고도 했습니다.

박주호 유튜브 캡처
앞서 박주호 위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고, '비밀 유지 서약' 위반을 이유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협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데요, 오히려 협회가 비밀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협상력도 잃었지만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막판에 외국인 지도자에서 국내 지도자로 급선회한 과정에 대해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팬들의 불신을 키웠는데, 이런 불신과 불만이 축구협회를 향하고 있는 겁니다.
 

이영표 "실수 반복되면 실력"

홍명보 새 감독과 함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쓰고, 축구협회 부회장까지 지낸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KBS와 JTBC 인터뷰 등을 통해 축구협회 행정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영표 위원은 어제(9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포옛(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바그너(전 노리치 시티 감독), 홍명보 세 명에게 감독 의사를 물었고, 그다음에는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과 소통한 뒤 발표했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인데, 박주호 전 위원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입니다.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될 수도 있다", "다시는 대한축구협회(축협)를 믿어보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KBS 유튜브 캡처
이 위원은 KBS와 인터뷰에서 "이런 모습(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보면서 저를 포함해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영표 위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내 축구협회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 출신이 많은 축구협회를 비판하면서, 축구 선수 출신의 행정에 대한 한계까지 언급한 걸 보면 이번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크게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임생, 홍명보 면접 생략 시인

축구협회 행정에서 절차상의 투명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감독 선임 작업에서 '전권'을 받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KBS와 서면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을 면접하지 않은 걸 시인했습니다.

포옛과 바그너 두 외국인 후보자의 경우 50장이 넘는 PPT 자료 등을 바탕으로 게임 모델 등 긴 시간에 걸쳐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는데, 홍 감독은 이 과정이 없었던 겁니다.

KBS 보도를 보면 이임생 이사는 "(면접 대신) 간곡히 부탁을 드린 것이 맞다"고 했는데요, "홍 감독에 대한 정보를 이미 갖고 있었다. 홍 감독이 한국 축구에 헌신해 준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라고 면접을 생략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0710 이브닝 브리핑
이임생 이사는 '출국 전부터 홍 감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정은 있을 수 없다. 그 전엔 내가 선임 과정에 관여할 수도 없었다"며 단호하게 답변했다고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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