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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대표하는 음식 하나만 꼽으라면 당연히 '이것' [스프]

[스프카세] 백악관 만찬 메뉴로도 나왔던 그 음식 - '햄버거' (글 : 김한송 셰프)

김한송 스프카세
고금리-고물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인의 자존심인 맥도날드도 인플레이션을 피해 가지 못하였는데, 올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컴플레인을 받고, 6월 25일 맥도날드는 고물가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5달러짜리 저가 햄버거를 출시하였다. 이에 경쟁사인 버거킹은 미국 내 전 가맹점주들에게 '그들(맥도날드)이 가격을 내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하겠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유독 햄버거 가격에는 유달리 민감한 편인데,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사람들이 자신 있게 '미국 음식'이라고 꼽는 것은 단연 '햄버거'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음식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햄버거 하나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기에, 햄버거는 미국 내에서 특별한 음식이다.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학 풋볼 챔피언에 오른 클렘슨 대학 선수단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이날 만찬에는 아주 특별한 메뉴가 선보였는데 다름 아닌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의 햄버거와 감자튀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스트푸드가 잔뜩 놓인 테이블 앞에서 '위대한 미국 음식(Great American Food)'라고 하며 '이것들은 모두 미국적인 것'이라고 칭했다. 야구 경기장, 쇼핑몰, 허름한 델리 가게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햄버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은 햄버거를 즐긴다.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버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버거 조인트'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다양한 공간에서 항상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버거를 향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고급 식당에서도 질 좋은 소고기를 활용해 버거를 만들어 내는 한편, 뉴욕의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인 피터루거에서도 점심시간에는 햄버거 메뉴를 제공한다.
 

햄버거(Hamburger)와 버거(Burger)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버거'는 포괄적인 의미로 빵 사이에 고기류를 넣은 것을 의미한다. 버거 안에는 소, 돼지, 치킨, 칠면조, 야채 등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넣을 수 있는 반면, '햄버거'의 경우에는 오직 '소고기 패티'만을 사용한 것을 일컫는다.

19세기 중반 미국으로 이민온 독일인들은 함부르크 항을 떠났고 도착까지 몇 달이 걸리기도 했다. 그들이 떠나온 곳에서는 고기를 잘게 썰어 패티를 만들어 요리하고, 감자와 그레이비 소스가 든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먹었다. 당시 맨해튼 곳곳에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음식 카트뿐만 아니라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인 '델모이코'와 같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햄버거 형태로 바뀌는 데는 30년 정도가 더 걸렸다.

김한송 스프카세
고기를 빵에 싸서 먹기 시작한 시기는 1855년에서 1900년 사이로 추정되며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 햄버거의 기원은 동부의 코네티컷 주에서 찾을 수 있다. 1900년 즈음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에 위치한 루이스 런치(Louis' Lunch)라는 곳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어느 날 한 신사가 찾아와 급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부탁했다. 그러자 주인인 루이 라센(Louis Lassen) 씨는 순식간에 식빵 두 쪽에 갈아 놓은 고기를 구워 놓은 것을 넣어서 주었다. 일종의 햄버거 샌드위치였던 것이다. 115년이 지난 지금도 루이스 런치에서는 여전히 두 조각의 하얀 토스트 사이에 같은 버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 최초의 햄버거로 알려져 있다. 사실 햄버거의 기원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1885년 위스콘신 주 시모어(Seymour)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찰리 나그린(Charlie Nagreen)'이 빵 사이에 미트볼을 팔았다는 설도 있고, 1880년대 텍사스 아테네에서 '햄버거 크리에이터(Hamburger creator)'라는 기원도 찾아볼 수 있다.

햄버거는 초기엔 비위생적인 음식 카트에서 공장 노동자들에게 파는 값싼 식사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1921년 빌리 잉그램(Billy Ingram)이라는 한 남자가 첫 번째 '화이트 캐슬(White castle)을 오픈하면서 햄버거는 세상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빌리 잉그램은 버거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직원들에게는 깨끗한 유니폼과 흰색 종이모자를 씌웠다.

그리고 가게는 하얀 벽돌성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꾸몄는데 '화이트 캐슬'의 화이트는 '청결함'을 뜻했고, 이는 고객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또한 화이트캐슬은 최초로 햄버거의 빵을 통일시켰다. 기존의 햄버거 가게가 동네의 베이커리에서 빵을 받아쓰던 것에서 벗어나, 공장에서 생산된 균일한 빵을 사용함으로써 통일감을 유지했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미국에서 세계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은 햄버거에게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젊은 남자들은 전쟁에 참여하고, 배급이 부족해지면서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게 된다. 하지만 이 기간 햄버거는 기계로 만들어내는 냉동 쇠고기 패티를 비롯해, 냉동 감자튀김의 발명까지 합쳐져 오히려 더 많은 수요를 유지했다. 여기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햄버거 사업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맥도날드의 시작

김한송 스프카세
멀리서 '골든아치'만 보아도 이제는 떠올릴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맥도날드(Mcdonald's)다. 1940년대에 3명의 파트너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1955년 프랜차이즈 에이전시였던 레이 크록(Ray Kroc)이 회사를 구입, 맥도날드를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화시킨다.

1955년, 일리노이주에 첫 매장을 오픈, 5년 후 미국 전역에 200여 개의 매장으로 확장시켰다. 이후 급속하게 성장하여 현재 전 세계 120개국 3만 7천여 개의 지점(미국 내 약 1만 3,500개)을 확보 중이다. 전 세계 경제 지표 중 하나인 '빅맥 지수(Big Mac Index)'로 각 나라의 화폐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스위스 (8.17달러)와 노르웨이(6.26달러)가 상위권이며, 이에 반해 한국은 2024년 1월 기준 4.11달러다. 빅맥 지수를 기준으로 미국 가격과 비교하여 통화가 고평가되었는지, 저평가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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