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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 재질' 방화 셔터, 화재 시 유독가스 방출 확인

<앵커>

대형건물 안에서 불이 퍼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게 방화 셔터죠. 요새는 철재가 아니라 천으로 된 셔터를 많이 설치하는 추세인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 셔터에서 유독성 가스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5년 전 경남 김해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방화 셔터 끼임 사고.

당시 오작동한 철재 방화 셔터에 초등학생이 깔리면서 크게 다쳤는데, 이후 교육부는 학교에 철재 방화 셔터를 천 재질로 교체하라고 일제히 권고했습니다.

스크린 셔터는 평소 매립되어 있다가 불이 났을 때 천장에서 내려와 방화벽으로 작동하는 구조인데, 부피가 작고 설치가 쉽다는 장점 때문에 공공기관과 물류센터 등 설치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연구 결과, 화재 시 이 스크린 셔터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화 셔터의 경우 1천도 이상의 화염과 연기를 1시간 이상 차단할 수 있어야 건물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 방화 셔터는 실리카 소재의 내화섬유에 난연제를 발라 뜨거운 불을 견디도록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소와 염소 같은 유독성 가스가 방출되는 게 확인된 것입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일반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약 80% 이상이 질식사에 의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독가스 누출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되고.]

업계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국토부에 문의했는데, "관련 기준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성환/한국셔터협회 회장 : (화재 현장에서) 이게 내려와서 열을 받아서 발산하면 그 피해가 얼마나 크겠어요? 자기들이 대답하기가 좀 곤란한 것은 그냥 얼렁뚱땅.]

인명 피해와 직결된 만큼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과 명예교수 : 방화문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기준은 있는데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은 전혀 설정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도 새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는 "전문가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방화 셔터 유해성과 관련한 기준 마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임찬혁·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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