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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울수록 빚더미" 12년 만에 한우 반납 시위

<앵커>

소를 키우는 농민들이 오늘(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사룟값은 계속 오르는데 도매가는 떨어져서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며,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했습니다.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의 국회 둔치 주차장, 소를 실은 트럭 여러 대가 주차돼 있고, 그 주위를 경찰이 에워쌉니다.

키울수록 손해라며 소를 반납하겠다는 농민들의 항의 의사 표현입니다.

[김영원/전국한우협회 전무 : 정성 들여 소를 키워봤자 남는 건 소똥뿐입니다.]

오늘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축산 농민 1만여 명이 모여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우 농가들이 소떼를 끌고 와 반납하는 상경 집회는 12년 만입니다.

협회 간부진들의 삭발식에, 나무로 만든 우사에 사료를 던져 부수는 등 불만은 고조됐습니다.

이들은 전쟁 등 여파로 사료값이 계속 올라 키울수록 빚만 늘어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장인덕/축사 13년 운영 : 300만 원짜리 송아지가 지금 200만 원대 밖에 안되거든요. 사료값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올라가는 추세거든요. 그래서 더 힘듭니다.]

비교적 가격이 싼 수입육과의 경쟁에 한우 도매가는 떨어졌다며 이중고를 호소했습니다.

[정종안/축사 30년 운영 : (10년 전에 1kg당) 사료값은 350원, 400원대였는데 현재는 한 600원대로 (올랐죠.)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고 최소한의 생산비를 보장해달라는 겁니다.]

지난해 소 사료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40% 넘게 올랐는데, 한우 도매 가격은 평년보다 21% 하락했습니다.

한우 한 마리 키우면 230만 원 적자라는 겁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한우법'은 경영개선자금 등 한우농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습니다.

정부는 돼지 닭 등과 형평성 문제와 입법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한우법 제정 대신 축산법을 개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김규연·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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