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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2차 베이비부머' 64년생 은퇴 시작…한국경제 충격 '이 정도'?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인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올해부터 은퇴 연령에 접어든다고요.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있겠죠.

<기자>

이 그래프는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사람 수를 보여주는데요.

한눈에 봐도 지금 50대와 60대 부근이 마치 쌍봉처럼 두 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봉우리인 1차 베이비붐 세대 55년에서 63년생까지가 지난해로 모두 은퇴연령에 접어들었고요.

2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는 64년에서 74년생 954만 명입니다.

우리 인구의 18.6%를 차지하는 이 세대가 올해부터 앞으로 11년 동안 은퇴연령에 진입하기 시작합니다.

한국은행이 실제로 1차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한 게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먼저 추산해 봤는데요.

지난 2015년부터 23년까지 우리 경제성장률을 연간 0.33% 포인트 정도 하락시키는 영향이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워낙 우리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세대였던 만큼, 이들이 지난 9년간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줄어든 생산여력이 그 정도의 규모였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안 그래도 인구 감소 때문에 걱정인데 또 하나의 걱정거리입니다.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예상한 결과도 있나요?

<기자>

2차 베이비부머들마저 2034년까지 은퇴하게 되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앞으로 11년 동안 연간 0.38% 포인트 정도 떨어질 걸로 추산했습니다.

앞서 9년보다 더 큰 충격을 각오해야 한다는 거죠.

우리 경제가 2030년대에는 연간 1.3% 안팎 정도씩 저성장을 유지할 거란 추산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 연간 -0.4% 포인트에 가까운 성장률 하락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규모 은퇴의 충격을 우리 청년층이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또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두고 충돌할 수 있는 부분 이런 건 이번에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만 청년이 점점 줄어드는 우리 사회로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빠져나가는 만큼 노동시장이 채워지지 못하고 축소되는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청년층 한 명 한 명이 떠맡아야 할 부담도 커지는 게 사실 예정돼 있기는 합니다.

우리는 내년부터 초고령사회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나라로 진입할 걸로 예상되는데요.

그때부터는 보시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노인부양비 부담이 더욱 빠른 속도로 치솟게 됩니다.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은 어느 정도 일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구조라는 뜻이고요.

그래서 이번 연구처럼 베이비부머들이 일을 떠나는 충격을 구체적으로 추산해 보는 게 필요한 겁니다.

<앵커>

요즘 은퇴하고도 일하는 분들 많아졌다고 우리 친절한 경제에서도 전해드린 적 있잖아요. 이 세대가 좀 더 일을 할 경우에 경제에도 보탬이 되겠죠?

<기자>

이런 분위기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 된다고 하면 앞으로 11년간 우리 성장률에 나타날 마이너스는 연간 0.38에서 0.24% 포인트로 줄어든다는 추산입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2006년에 법을 바꿔서 일하는 연령을 사실상 65세까지로 늘린 지 이제 19년째입니다.

그 일본만큼 노년층이 일을 하면 성장률의 마이너스폭을 0.16% 포인트까지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단, 이들이 잘할 수 있는 일, 적합한 일을 계속할 수 있게 적절히 유도해야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연구진의 주장입니다.

소비의 측면에서도 은퇴 노인 비중이 인구에서 높아지면 돈을 쓸 사람이 없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경제가 위축될 거란 걱정이 큰데요.

2차 베이비붐 세대는 그전 세대보다 소득과 자산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이들이 적절하게 일을 계속하기까지 하면 미국의 부자노인들이 소비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우리 내수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오히려 이른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 같은 곳은 고용이나 투자가 촉진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이재호/한국은행 조사총괄팀 과장 : 고령층 고용 연장 제도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령층의 재고용 의무화·법정 정년 연장·더욱 탄력적인 직무 및 임금 체계 도입 등이 의논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조속히 이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모든 논의들은 앞서도 살펴본 것처럼 청년층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고려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게 핵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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