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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 구조, 매번 생명 위협"…소방관 안전은 어디에?

<앵커>

갈수록 난폭해지는 장마에 우리사회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오늘(1일)은 장마철 위험에 처한 사람들 구조에 나서는 소방관들 안전엔 문제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15년 경력의 화재 진압대원, 김태우 소방관.

10여 년 전 초년병 시절, 태풍 탓에 고립된 마을 주민의 구조 작업에 차출됐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전문 구조대원을 돕는 역할이었는데, 순간 급류에 휩쓸린 뻔한 겁니다.

[김태우/소방위 (진압대) : 요구조자를 인계받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급물살에 제가 휩쓸려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제가 로프를 잡고 있는 바람에.]

하지만 그때도 그 뒤로도 전문적인 수난 구조 훈련은 따로 받은 적이 없습니다.

목숨을 구한단 사명감에 정작 자신의 안전은 뒷전이 되곤 합니다.

[김태우/소방위 (진압대) : 익수자가 발생했는데 민간인들처럼 쳐다볼 수는 없으니까 저희가 구명환을 들고 실제로 (물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물난리 때마다 구조를 돕곤 하지만, 장비는 여전히 비옷, 장화, 장갑뿐입니다.

빠른 유속에 탁한 시야 탓에 '수난 구조'는 구조자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리기 일쑵니다.

[김정배/소방위 (구조대 팀장) : 소방구조대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수난 구조죠. 매번 할 때마다 사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지난 10년간 구조 도중 순직한 소방관 15명 가운데 6명이 수난구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명 구조 자격증과 주기적 훈련, 전문 구조장비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김정배/소방위 (구조대 팀장) : 지금 이 장비가 급류 구조용(조끼). 혹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번에 벗을 수 있도록 하는 이런 안전장치까지 다 돼 있는.]

극한 호우가 잦았던 최근 2년 새 여름철 구조 요청 신고는 폭증했습니다.

화재진압 인력이 수난 구조에 투입되는 경우가 그만큼 늘 수밖에 없는데, 근본적으론 구조인력을 확충하고, 구조에 나서는 소방관의 안전 대책도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긴급하지 않은 단순 신고는 119 대신 110 정부민원전화를 이용하는 등 소방 인력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소방관들은 입을 모읍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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