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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핸섬가이즈', B급 표방한 A급 코미디…이유 있는 역주행

핸섬

배우 이성민, 이희준 주연의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가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핸섬가이즈'는 지난달 28일~30일간 전국 32만 9,135명을 동원해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인사이드 아웃2'와의 격차는 좁히지 못했지만 '하이재킹'과의 격차는 좁히며 2위 경쟁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금요일부터 '하이재킹'과의 격차를 서서히 줄이더니 일요일에는 1만 2천 명 차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주목해야 할 건 좌석 판매율이다. 지난 6월 26일 개봉 이래 6월 27일 9.8%, 6월 28일 12.5%, 6.29일 30.2%, 6.30일 35.1%와 같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요일에는 전체 1위에 올랐다. 좌석 판매율은 해당 영화에 배정된 좌석 중 판매된 비율을 뜻한다. 치열한 상영관 경쟁으로 인해 개봉 이래 단 한 번도 1천 개 이상의 스크린을 점유한 적 없지만 내실 있는 흥행으로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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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과 '상구'가 하필이면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 줄거리만 보면 뻔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이지만 영리한 유머 센스가 돋보이는 영화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캐나다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2010)을 리메이크한 '핸섬가이즈'는 편견과 오해가 불러일으키는 상상초월 전개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공포, 슬래셔 장르의 매력을 양념처럼 활용해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한다.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원작보다 수위를 낮춰 15세 이상 관람가로 완성한 것도 주효했다.

무엇보다 이성민, 이희준의 활약에 힘입어 준수한 버디무비가 완성될 수 있었다. 말장난과 슬랩스틱 코미디가 주인 영화에서 연극 무대 경험이 많은 두 배우의 연기 내공은 빛을 발한다. 특히 외모를 활용한 코미디는 반복될 경우 타율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예측 불가의 상황이 연쇄적으로 터지며 공백 없는 웃음을 유발했다. 여기에 신스틸러라 할 수 있는 강아지 '봉구'의 활약도 영화 내내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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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비현실적 상황을 제시한 뒤 상황에 빠져들게 하고 웃음까지 유발하는 건 아주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 B급 코미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A급의 전략 수립과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그 점에서 '핸섬가이즈'는 오랜만에 만나는 일급 코미디 영화다.

순제작비 49억 원이 투입된 '핸섬가이즈'의 손익분기점은 약 110만 명이다. 북미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 완판을 이뤄내며 손익분기점을 낮출 수 있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의 절반을 채운 '핸섬가이즈'가 '육사오', '30일'에 이은 또 한 번의 코미디 영화 흥행 신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소 사이즈 영화의 기획과 제작이 드문 한국 영화계에서 '핸섬가이즈'의 선전은 기획의 다양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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